연합뉴스 |
국제통화기금(IMF)이 향후 연금정책의 변화가 없으면 50여년 뒤 정부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9일 IMF 연례 협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2075년 공공 부문의 부채는 GDP 대비 20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향후 50년 이상 연금 정책에 변화가 없고 정부가 국민연금의 적자를 메운다고 가정했을 때의 결과다.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부채의 추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IMF는 한때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젊은 나라여서 1990년만 해도 ‘노년부양비’가 8에 불과했지만, 2050년에는 그 10배인 80으로 늘어 일본을 지나 가장 늙은 OECD 국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년부양비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에 대한 고령(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말한다.
고령화는 연금 지출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GDP 대비 연금 지출은 2009년 1.8%에서 지난해 4.0%로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행 제도하에서 국민연금은 2041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2055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IMF는 연금의 급여 적정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높은 노인 빈곤율이 나타나는 점도 지적했다. 재정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노후 빈곤 완화를 고려한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IMF는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의 증가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연금 기여율 상향과 퇴직 연령의 연장, 연금의 소득 대체율 하향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낮은 소득대체율의 경우 급여 적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초연금의 인상과 같이 고려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IMF는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다른 직역 연금 등과의 통합 방안도 제시했다. 별도의 연금 제도 운영이 형평성에 대한 우려를 초래하고 노동시장의 이동성을 떨어뜨리며 행정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IMF는 우리나라 실질 성장률이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높아졌다가 이후 2028년까지 2.1~2.3%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장기적인 성장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요구된다”며 생산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구조개혁도 우리 정부에 주문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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