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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특례상장 기업 80% '매출 부진'…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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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시가총액 1조 원의 반도체 설계회사를 두고 '뻥튀기 상장' 논란이 일었었습니다. 당장 실적이 없더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서 상장의 기회를 줬던 건데 이 특례상장 제도를 이대로 둬도 되겠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반도체 설계업체 파두의 3달 전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1조 원, 그런데 2분기 매출 5천900만 원이라는 충격적인 발표에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뻥튀기 상장'을 넘어 '허위 공시' 논란까지, 기업공개와 관련한 국내 첫 집단 소송 움직임도 나옵니다.

[박필서/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 (파두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와 증권신고서에는 (2분기) 매출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고, 오히려 반대로 계속적인 매출액 증가가 예상된다는 그런 거짓 기재를 했습니다.]

파두의 코스닥 입성은 기술특례상장으로 가능했습니다.

지금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혁신기업을 발굴해 더 키우기 위한 제도로 일명 '테슬라 상장'으로 불리는데, 최소 재무 요건만 갖추면 됩니다.

올해만 32곳, 2005년 시행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데, 문제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32개 상장사 중 3분기 누적 매출 확인이 가능한 10개 가운데 8개 기업이 목표 매출의 절반도 못 채웠습니다.

이미 헬릭스미스와 신라젠 등이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끼쳤는데도,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장에 실패한 경우 6개월 안에 재도전하면 패스트트랙을 적용하는 등 문턱을 더 낮췄습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기업 가치라는 것은 기술보다는 기술을 발휘해서 창출되는 미래 현금 흐름에 대한 오늘날의 가치를 평가하는 거거든요. 어느 정도의 재무적 보안 장치는 좀 마련이 돼야.]

재무 성과에 대한 기준과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상장 주관사 책임 범위를 넓히는 등 제도 취지를 살리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윤 형·양지훈, 영상편집 : 황지영, 디자인 : 임찬혁)

고정현 기자 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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