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아시아 증시가 들썩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 뛴 2486.6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8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91% 오른 809.36에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3.92% 치솟은 1만8079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52% 급등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1.25% 상승했다.
차준홍 기자 |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445%로 전날(연 4.636%)보다 0.191%포인트 하락했다. 2년물 금리(연 4.842%)는 하루 사이 0.203%포인트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인덱스(1973년=100)는 104.05로 이달 초(106.88)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우려했던 악재가 해소되면서 연말까지 국내 증시는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보다 0.1%포인트 밑도는 숫자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도 지난달 전년보다 4% 올라 9월(4.1%)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미국 CPI 상승률이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의 안정이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5%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세 둔화를 이끌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2.5% 하락했는데, 전월 대비 에너지 가격이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차준홍 기자 |
장이 더 환호한 것은 주거비 및 서비스 물가의 하락이다. 특히 주거비는 전체 물가 지수에서 30% 정도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만, 그간 상승세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미국의 주택 대출 대부분은 고정금리로 이뤄져 금리 상승에 영향을 잘 받지 않는다.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규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갈아타기가 감소해 주택 매물이 잠기는 역효과도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주거비는 전년 동월 대비 6.7% 상승하면서 2022년 10월(6.9%)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6%대 상승률로 떨어졌다. 한 달 전과 비교해 0.3% 상승에 그쳤는데, 이는 9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0.6%)의 절반 수준이다. 주거비 하락 영향에 지난달 전체 서비스 물가도 상승세가 9월 대비 둔화(5.7→5.5%)했다.
김영옥 기자 |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는 근원 CPI를 구성하는 핵심 품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가격이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주거비를 비롯한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약해지면서, 내년에 Fed가 목표한 2%대 물가 상승률 진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결정에 중요하게 참고하겠다고 밝힌 ‘수퍼 근원 CPI(주거비 제외 근원 서비스 물가)’도 전월 대비 0.2% 상승해, 9월 상승률(0.6%)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세 둔화가 다시 나타나면서, 미국의 긴축 정책 종료 기대감도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 기준 다음 달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4.5%로 CPI 발표 직전(85.5%)보다 상승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 측 충격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며 “최근 다시 높아진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심리 등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시장의 기대보다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준·염지현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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