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하자…숙박업소에 20시간 감금, '자해 영상' 전송
[앵커]
한 여성이 교제했던 주한 미군 장병에게 이별을 통보했다가 넉 달 넘게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참다못해 경찰에 고소했는데, 이 주한 미군은 이미 미국으로 떠나버려 경찰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습니다.
윤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때는 다정한 연인이었습니다.
남자는 주한 미군이었고 여성은 번역가로 일했습니다.
둘은 30대 또래였습니다.
심리 상담 프로그램에서 둘이 만났고 1년 전부터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4월, 여성이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날부터 폭력이 시작됐습니다.
[피해자 : 여행 가방을 침대 너머로 던지고 샌드백 치듯이 제 팔을 퍽퍽 때리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고 한 숙박업소에 갇혔습니다.
20시간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 소리 못 지르게 팔로 제 목을 막아서 나가려고 할 때마다 넘어뜨린다든지 때린다든지.]
이 날 뒤 이번엔 '다시 만나 달라'며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자해 영상을 보냈습니다.
[피해자 : 담배를 자기 몸에 지지는 거로 시작했어요. 칼 가지고 손을 툭툭 찌르고 피 나는 거 보여주고.]
4달 넘게 시달린 피해자, 결국 지난 9월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이미 한국을 떠난 상태였습니다.
[경찰 / 피해자와 통화 (지난 10월 11일) : 한국으로 오게는 못해요. 미군으로 들어오면 저희가 수사권이 없어요.]
미군 범죄수사대에 연락했더니 이번엔 '한국 경찰 요청 없이는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건은 돌고 도는 겁니다.
[경찰 / 피해자와 통화 (지난 10월 11일) : 저쪽에서 안 도와주면 저희가 더 진행할 수가 없어요.]
지난 2002년 여중생 사망 사건 뒤 우리나라 수사 기관이 미군을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현실 장벽은 높습니다.
경찰은 "남성은 현재 미군을 나온거로 파악됐다"며 "통상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정주 기자 , 김영철, 홍승재, 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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