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 정신으로 EU 가입 절차 장애물 제거해달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 EU 가입 신청국인 튀르키예의 태도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자 튀르키예가 공개 항의하고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8일(현지시간) 발간한 튀르키예 보고서 작업문서(초안)에서 "튀르키예는 외교 정책 분야에서 적극적이고 중요한 행위자"라면서도 "일방적인 외교 정책은 EU의 공동외교안보정책(CFSP) 우선순위와 계속 충돌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EU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튀르키예의 일치율은 10%에 불과, 작년 8%에서 그다지 상승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집행위는 "올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튀르키예가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한 언급은 EU의 접근 방식에 완전히 부동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하마스는 테러조직이 아닌 해방 단체로, 자신들의 땅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무자헤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이라고 표현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 등 가입 희망국에 대한 EU의 입장은 내달 EU 이사회(정상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에 튀르키예 외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EU가 우리나라에 재차 부당하고 편향된 접근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외무부는 "EU가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에 대한 튀르키예의 입장을 비판한 것을 우리는 오히려 칭찬으로 받아들인다"며 "유럽연합은 중세의 암흑을 방불케 하는 학살을 마주하며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고 있다"고 받아쳤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
외무부는 "올해 2월 6일 지진의 영향으로 우리가 겪은 어려움 가운데 EU가 보여준 연대의 움직임은 매우 소중하며, 이를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튀르키예의 EU 가입 절차에 있어 장애물을 제거하고,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rvanda)는 원칙을 준수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7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찬성해주는 대신 튀르키예의 EU 가입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1999년 EU 가입을 신청한 튀르키예는 2004년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은 데 이어 2005년 가입 협상을 시작했으나, 키프로스 분쟁과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또한 2016년 쿠데타 미수 사태 후 튀르키예 국내 상황이 어지러워진 이후 가입 협상이 중단됐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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