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내년 2.2%로 각각 0.1%p 하향
수출 회복세에도 민간소비 위축이 경제 발목
한 시민이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과일 가격표를 바라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나란히 하향 조정했다. 수출 부진은 완화되겠지만 고금리 여파로 내수가 회복이 더딘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얘기다. 반면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올려 잡아 서민물가 부담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KDI가 9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직전 전망치(1.5%)에서 0.1%포인트 내려잡았다. 정부(1.4%)와 한국은행(1.4%), 국제통화기금(IMF·1.4%)과 같고 아시아개발은행(ADB·1.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3%를 제시했던 KDI는 그 해 11월 1.8%로 하향 조정했고 올해 5월 1.5%로 내린데 이어 1.4%까지 네 차례 연속 끌어내렸다.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수출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 부진이 발목을 잡는다고 평가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얼어붙었다는 것이다.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2.5%)보다 낮은 1.9%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소비 증가세는 둔화되고 소비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0.2%로 기존 전망치(1.1%)에서 내려 잡았다. 반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 상승에 따라 0.1% 올려 잡아 3.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8월에 생각했던 것보다 고금리 기조가 조금 장기화되고 시장금리도 많이 올라갔다”며 “이런 부분이 우리 경제 회복세를 조금 더 늦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직전 전망치 2.3%에서 0.1%포인트 하향한 2.2%로 제시했다. 수출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내수 부진으로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란 진단이다.
고금리와 고물가 기조 속에 상품소비가 부진해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8월 예상한 2.4%에서 석달만에 1.8%로 대폭 끌어내렸다. 올해 수준(1.9%)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회복세를 감안해 기존 전망(3.4%)보다 0.1%포인트 오른 3.5%로 추산했다. 서비스 수출도 여행 수요 회복에 따라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지난 8월에는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45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지만 이번에는 426억달러로 눈높이를 낮췄다.
물가 전망치는 높아졌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였다. 근원물가도 2.4%로 직전 전망(2.3%)보다 0.1%포인트 높였다. 내년 물가가 안정화되는 속도가 석달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딜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전망치(3.6%)보다 다소 내려간 2.6%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내수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근원물가는 올해(3.5%)보다 낮은 2.4%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전망보다는 각각 0.1%포인트 올려 잡은 수치다.
고용은 부진하다. 내년 취업자 수는 올해(32만명)보다 줄어든 21만명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실업률 올해 2.7%에서 3.0%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위험 주요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갈등과 중국 부동산 불안을 꼽았다.
KDI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여타 중동 지역으로 확산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져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중국 부동산 경기 급락으로 중국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실물투자가 크게 둔화되는 경우에도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 독립언론 경향신문을 응원하신다면 KHANUP!
▶ 나만의 뉴스레터 만들어 보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