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은행권 상생금융 압박에 보험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올해 실적이 좋았다.
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9조144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와 비교해 63.2%(3조5399억원) 급증했다.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영향도 있지만 이를 제외해도 올해 전체적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급 실적을 거두다보니 정부의 은행권 대상 상생금융 압박에 보험사 역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최근 금융현안 논의 간담회에 은행연합회장 외에도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도 참석한 이유다. 김 위원장이 은행권을 겨냥해 "최근 금리상승 과정에서 금융권의 순익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역대 최대 이익에 걸맞게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금융협회가 중심이 돼 금융권의 한 단계 발전된 사회적 역할을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지만 보험사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보험업계는 이자를 깎아주는 은행권과 달리 마땅한 상생금융 방안이 없어 고민이 깊다.
우선 손보업계는 필수보험인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이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만년 적자 영역으로 여겨졌던 자동차보험은 2021년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섰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5559억원의 이익이 났다. 지난해 상반기 6256억원보다 다소 적지만 2021년 상반기 4137억원보다는 많다.
2021년 이익을 바탕으로 2022년 1%대 초반의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이뤄졌고, 올해는 지난해 이익을 기반으로 2% 가량 자동차보험료가 내려갔다. 내년도 보험료는 상생금융까지 고려한 인하폭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생보업계 고민은 더 깊다. 일부 보험사들이 사회적 약자 대상 저축성보험 상품을 상생금융 이름으로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이지만 고금리 시대에 은행 예·적금보다 경쟁력있다고 할 수 없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업계와 같은 보편적인 상품을 찾기가 힘들어 각사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른 2금융권인 카드·캐피탈사나 저축은행은 비교적 상생금융 압박이 덜하다. 업황이 좋지 않아서다. 실제로 전업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8% 감소했고 저축은행업권은 적자로 돌아섰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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