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사기 공범 의혹' 남현희, 10시간 경찰 조사.."억울하냐" 질문에 묵묵부답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 씨가 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전청조 사기 공범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씨(27)의 사기 혐의 공범으로 입건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42)가 경찰에 출석해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조사 길어져 남현희-전창조 대질 조사는 못해

7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오후 2시20분께부터 남씨를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전씨와 관련한 의혹 등을 조사했다.

자정을 넘어 0시7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남씨는 "혐의 어떻게 소명했나. 억울한 점은 없었나", "피해자란 입장에 변함없나", "전청조의 사기 범행을 정말 몰랐나", "전청조로부터 선물 받을 때 사기 피해금이란 것을 몰랐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자리를 떠났다.

남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기 공범 혐의를 부인하며 전씨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단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가 길어지면서 남씨와 전씨의 대질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전씨를 구속 송치하기 전 남씨와 필요하면 대질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남씨의 변호인은 전날 밤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그동안 전씨를 고소한 15명은 남씨를 고소하지 않았다. 전씨의 단독 범행이 명백하기 때문"이라며 "11억원 이상 사기를 당한 전문직 부부가 최근 유일하게 남씨를 공범으로 고소해 자동으로 입건돼 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수익을 숨겨 놓았을 전씨만을 상대하면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봤을 피해자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남 감독은 전씨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고, 오히려 전씨에게 이용당했다.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씨를 전씨 공범으로 고소하면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남씨를 고소 대상으로 삼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20명에게 26억원 사기 친 전청조.. 남현희도 공범 의혹

앞서 전씨는 남씨의 재혼 상대로 소개됐다가 사기 전과와 성전환 논란, 재벌 3세 사칭 의혹 등이 불거졌다.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20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6억여원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됐다.

경찰은 송파경찰서를 집중 관서로 지정한 뒤 전씨 관련 사건 총 12건(고소·고발 11건, 진정 1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남씨도 전씨 사기 행각의 피해자라며 공범 의혹을 부인해왔다. 그는 지난달 31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전씨에 대해 사기와 사기미수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전씨로부터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 총 48점을 지난 4일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의 사기 수법과 관련해 "해외 비상장 회사나 국내 애플리케이션 개발 회사에 투자를 권유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라며 "그 외에 이미 보도된 결혼자금 편취 1건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남씨는 지난 2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전씨에게)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며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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