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전세가 높아지면 비싼 값에 전세 살 바에야
대출을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수요가 생기기 때문"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금리에 매수시장에서 관망세가 나타나면서 전세 시장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 이에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전세가가 날이 갈수록 비싸지는 모습이다.
6일 뉴시스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올라 전주(0.18%)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전셋값은 5월22일(0.01%)부터 오름세로 전환된 뒤 24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1월 중순(16일) 60.1까지 떨어졌던 전세수급지수는 10월30일 95.3까지 오르며 35포인트(p) 이상 급등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인데, 조만간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초 대비 실거래가도 많이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일 보증금 16억원에 신규계약됐는데, 1월 12억원에서 4억원 뛴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는 1월 8억원에서 11억원으로 3억원,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은 6억원에서 8억원,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7억5000만원에서 9억7000원으로 2억2000만원씩 오른 상태다.
약 6700세대 대단지의 신규공급이 있는 강남구의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라는 것도 특이점이다. 개포동에서는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세대)가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통상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는 주변 전셋값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분양 잔금을 내기 위해 집주인이 전세를 내놓는 세대가 많아서다.
그럼에도 인근 실거래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인근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지난달 13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8월 12억원대 중반에서 13억원 사이로 계약된 가격보다 약 1억원이 더 높고 1월 11억5000만원보다는 2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공급물량이 더 적어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이 공동으로 생산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를 보면 내년 한 해 동안의 서울 입주예정물량은 1만6681가구로 올 하반기 예상물량(2만5124가구)보다도 33% 이상 적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일 열린 내년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전국 매매가는 2.0% 내리고, 전세가격은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물량도 감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내리더라도 치솟는 전셋값에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며 "전세가가 너무 높아지면 비싼 값에 전세를 살 바에야 대출을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수요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