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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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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한국인 최초 MLB 황금 장갑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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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활약
아시아 내야수 성공 어렵다는 편견 깨
"아시아 아이들에게 꿈 보여줘 행복"
한국일보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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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이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최초로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황금 장갑을 꼈다. 김하성의 수상은 아시아 선수가 메이저리그 내야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이뤄낸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쾌거다.

김하성은 6일(한국시간) 발표된 2023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에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야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주 포지션인 2루수 골드글러브는 놓쳤지만 2루와 3루, 유격수 등 1루를 제외한 전 내야 포지션에서 견고한 수비를 자랑해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했다.

만능 야수를 의미하는 유틸리티 야수 부문 상은 2022년에 처음 제정됐다. 김하성은 최종 후보에 오른 무키 베츠(LA 다저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한국계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을 따돌리고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 선수가 골드글러브를 받은 건 일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2001∼2010년·10년 연속 수상) 이후 김하성이 두 번째다.

지난 시즌 주로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한 김하성은 올해 산더르 보하르츠의 합류로 유격수를 보하르츠에게 내주고 2루로 이동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김하성은 2023시즌 2루수로 106경기 856.2이닝 , 3루수로 32경기 253.1이닝, 유격수로 20경기 153.1이닝을 소화했다. 총 실책은 7개(2루수 4개·유격수 2개3루수 1개)뿐이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김하성이 2루수, 유격수, 3루수로서 내야수의 다재다능함을 뽐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비수가 얼마나 실점을 막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인 DRS(defensive runs saved)를 거론하면서 "김하성은 2루수로 10, 3루수와 유격수로는 3씩 모두 합쳐 16을 기록했다"며 "2루수 DRS 수치는 올해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12) 다음으로 리그에서 높았다"고 설명했다.

골드글러브 수상자 선정 방식을 볼 때 김하성의 수비는 빅리그 전체 감독, 코치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글러브상 주관사인 야구용품 제작업체 롤링스는 30개 구단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으로 이뤄진 코치진의 투표, 미국야구연구협회의 수비 지표를 합쳐 수상자를 결정한다. 코치진의 투표 비중이 75%를 차지해 통계 수치인 수비 지표(25%)를 압도한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의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을 조명하면서 9월에 진행했던 인터뷰를 꺼냈다. 김하성은 "2루수보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골드글러브를 받는 게 더욱 가치 있다"며 "다양한 포지션을 골드글러브 수준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드글러브에 대한 특별한 의미도 부여했다. 김하성은 "아시아 야구계 전체와 어린 아이들이 나를 지켜보고 뛰면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걸 희망한다"며 "개인적으로도 대단한 성취지만 아시아의 아이들에게 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아시아계 내야수가 빅리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구심이 많은데, 꿈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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