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팀과 프랑스 영화 팬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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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선 요즘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작은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10월 31일부터 8일간 이어지는 파리한국영화제인데, 올해로 벌써 18회를 맞았습니다. 개막작인 류승완 감독의 <밀수>와 폐막작인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을 비롯해 장편 21편과 단편 56편까지 모두 77편의 다양한 한국 영화가 올해도 프랑스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개막작의 주인공 류승완 감독은 올해로 벌써 세 번째로 파리한국영화제를 찾았습니다. 2010년 <부당거래>, 2015년 <베테랑>에 이어, 8년 만에 <밀수>를 들고 다시 프랑스 관객들을 찾았는데, 관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습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밀수>는 모두 2차례 상영되는데, 영화제 시작도 전에 두 차례 상영 일정이 모두 매진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영화 팬들은 류승완 감독의 <밀수>를 보고 어떤 것들을 궁금해 했을까요? '관객과의 대화' 현장을 찾아가, 프랑스 영화 팬들이 궁금해 한 것은 무엇인지 또 <밀수> 제작진은 어떤 대답을 내놨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쾌감이 느껴지는 수중 장면' 촬영 뒷이야기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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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감독
"물속에서 클라이맥스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액션 영화이기 때문이에요. 누가 봐도 육체적으로 남성이 훨씬 더 강력한데,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들이 남성들을 상대로 액션을 벌이는 게 좀 가짜 같았어요. 그런데 '해녀'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들을 봤을 때, 물속이라는 배경은 (힘의 차이를) 역전시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물속에서는 중력 작용이 지상보다 덜하니까 더 다양한 육체의 움직임, 카메라의 이동이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속에서의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슬로우모션이 되니까 거기에서 오는 동작의 우아함 같은 것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조성민/프로듀서
"수중 장면은 거의 실제로 다 촬영을 한 겁니다. 작업에 참여한 배우 분들이 수심 6미터 정도까지 내려가서 실제 수조 세트에서 액션 연기를 해주셨어요. 물론 몇몇 어려운 장면들은 싱크로나이즈 선수를 하셨던 분들이 대역을 해주셨지만, 실제 배우 분들이 50% 이상을 소화했습니다. 영화 프레임 밖에 안전요원 여섯 분 정도가 대기를 하면서 배우들이 숨이 차서 수신호를 보내면 얼른 가서 산소를 공급하고 그런 식으로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굉장한 액션 장면들…어떻게 늘 새롭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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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감독
"사실 저는 데뷔 때부터 액션 장면이 많은 영화들을 만들어 왔어요. 어느새 영화를 만든 지 20년 정도 되고 13편 정도 되는 장편 영화들을 만들다 보니, 제가 만들어 놓은 영화들과 제가 대결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마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밸런스를 얼마나 잘 맞추느냐가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숙제예요. 너무 새로우면 관객들이 낯설어하고 너무 익숙하면 지루해하고…. 액션 장면이라는 것이 우리가 액션이라고 표현하지만 결국은 폭력을 재현하는 거잖아요. 그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저는 제가 만드는 것이 영화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 그런 액션 장면들을 보는 건 영화적인 나름의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거든요. 액션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제가 다루는 인물이 과연 그런 액션을 펼칠 만한 사람인가, 그리고 어디에서 싸우는가를 고민하죠. 그런 질문들을 하나씩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장면 디자인을 합니다."
강혜정/제작자
"개인적으로 저는 최근에 가장 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지켜야 할 것과 변화해야 할 것에 대한 거예요. 저는 그것을 창과 방패로 비유하는데, 어디에서 방패를 휘둘러야 될지 그리고 어디에서 새로운 창을 휘두르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가야 할 지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관련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제작자와 감독이 있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계속해서 새로움을 보여주고 있고 또 많은 분들이 전 세계에서 열광적으로 기다려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한국 영화, 그 엄청난 창작성은 어디서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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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감독
"지금 한국 영화의 위상은 저도 놀라울 정도예요. 제가 영화를 처음 시작하던 때만 해도 한국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파리 한복판에서 프랑스 관객들에게 영화를 상영하고 자신이 만든 영화에 대해 대화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꿈같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샹젤리제 거리에 한국 대중 스타의 사진이 붙어있고 한국 영화 포스터가 걸려있고 또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노래를 듣고 하니, 굉장히 놀라운 변화입니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관객 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과거 한국 영화의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영화를 보고 싶고 만들고 싶은 열망과 갈증이 강했고, 이런 것들이 지금의 한국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강혜정/제작자
"일단 한국에는 여러분이 보신 것처럼 훌륭한 연출자들과 제작진이 있고요,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이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재능에 대해 목 말라 있기 때문에, 그런 관객들이 기반이 되어서 지금 굉장히 에너지 넘치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객들과의 상호 작용이 한국 영화계가 계속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곽상은 기자 2bwith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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