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반 년 만에 美증시 나흘랠리…금리동결에 국채시장 안정 [뉴욕마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를 비롯한 3대 지수가 모두 1.7% 이상 급등하면서 나흘째 상승랠리가 펼쳐졌다. 11월 기준금리 동결로 올해 금리인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퍼졌고, 국채시장에서 수익률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탄력을 얻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DJIA) 지수는 전일보다 564.5(1.7%) 오른 33,839.0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79.92포인트(1.89%) 상승한 4,317.7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32.72포인트(1.78%) 올라 지수는 13,294.19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 상승으로 S&P 500과 다우는 올해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5월 이후로는 최고 상승폭이다.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타격을 얻었던 부동산과 임의소비재가 반발력을 얻어 튀어올랐다.

국채시장에서 벤치마크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2.4bp 급락한 4.66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초에 5%를 넘나들었던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이 3분기에 크게 하락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살며시 고개를 들면서 여건 완화를 알렸다.

버댄스 캐피탈의 투자 책임자 메간 호너만은 "오늘 오전에 생산성과 단위 노동 비용 수치가 일부 나왔고 그것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언급한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을 더해줬다"고 설명했다.


국채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말한다

머니투데이

(맥클린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맥클린의 국세청을 방문해 연설을 갖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피치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며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3.8.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채시장의 분위기는 한 주 만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지난주 초까지 5%를 넘나들던 벤치마크 10년물 금리는 일주일 만에 50bp 가까이 떨어졌다. 단기물인 2년물 금리도 5%대가 깨져 4.9%대로 낮아졌다.

금리 선물을 사용하는 CME페드와치에 따르면 12월 13일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은 14.6%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금리인상이 11월 동결 조치로 올해를 마감했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약화하면서 국채 수익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가 팬데믹 이전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안정화 수순을 보일 거라고 예상했다.


마침표 찍기 거부한 파월…이젠 약한고리 찾을 시간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부정했지만 18개월 만에 금리인상은 사실상 끝이 났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12월 추가인상 여지를 남겼지만 경제학자들 가운데선 누구도 그가 연내에 금리를 더 올릴 거라고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물음은 다음 스텝인 금리인하에 맞춰진다. 물론 현재 수준을 오래 유지할 거라고 밝혔지만 그래서 그 기간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물음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제부터 초점은 금리가 얼마나 높아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가에 있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헬레나 슐리아테바는 "(파월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연준이 '우리는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말하고 싶어하면서 추가 긴축에 대한 기준이 실제로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하이킹에서 연준은 18개월 동안 500bp가 넘는 고도를 설정해 등반했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기(유동성)는 희박해졌고 금융비용은 추가차입을 근절시키고 있다.

파월도 기자회견에서 이를 긍정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을 통해 매우 멀리 왔다"며 "이제부터는 긴축정책을 조심스럽게 진행할 것이며 이는 통화 정책이 현 시점에서 매우 제한적이며 우리는 그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파월에게는 11월 FOMC에서 25bp를 추가로 올릴 여지가 있었다. 이미 9월 성명서에서 연내 한차례 더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그를 뒷받침할 만한 놀라운 경제성장의 데이터가 충분했다. 미국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4.9%에 달했고, 실업률은 반세기만에 최저치(3.8%)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파월은 "경제여건이나 데이터가 울퉁불퉁하지만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다"며 "금융 및 신용 여건의 강화가 경제 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채권금리가 10년물 기준 5%를 넘나들며 실질금리를 높이면서 경제상황을 옥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쯤에서 고도를 높이는 것은 포기한 것이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로크는 "차입비용 증가가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연준의 금리인상과 긴축된 금융 상황은 소비자의 연체율을 계속 높이고 기업의 연체율을 높이며 대출 성장에 하향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들은 3분기에 소비를 늘렸지만 그와 견줘 잉여저축률은 연말께 바닥을 보일 것으로 염려된다. 신용카드 부채는 상반기에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섰고, 연체율은 최근 2%대에서 상승을 시작해 3%대 후반을 향해가고 있다.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자의 연체율은 9월 기준으로 6%를 넘어서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슬로크는 "소비자 지출과 기업들의 연체율이 갑자기 눈덩이처럼 불어나 고통스러운 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착륙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반적인 평균의 문제가 아니라 서민 저소득 계층이 쌓아올렸던 부채더미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던 것처럼 경제전반의 평균보다는 약한고리를 중심으로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어제 금리동결을 발표하면서도 자산시장의 버블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동결만으로 당일 주식시장은 오늘까지 어제까지 사흘째 랠리를 지속했고, 국채시장의 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파월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금리동결 후 추가인상을 재개하는 것을 어렵다고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 것도 매파적인 여지를 남겨 과열을 자제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올 초보다는 더 편안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상황이 완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연준 부의장을 지냈던 리처드 클라리다 핌코 뉴욕 매니징디렉터는 "향후 경제 지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재정을 긴축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지난해 최고치(9%대)였던 인플레를 현재 수준까지 낮춘 것보다, 지금부터 2%까지 낮추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금리를 높여야 한다면 12월이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시장의 여건완화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10월 넷째주(22~28)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 7000건을 기록해 전주보다 5000건 늘었다. 기존 전망치는 21만 4000건으로 이를 소폭 웃돈 셈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에 따르면 계절적 조정을 거친 신규실업자 수는 지난 1년간 20만~25만명 선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수준이다.

지난 한 달의 이동평균선은 그 전주보다 2000건 증가한 21만건을 기록했다. 10월 21일로 끝나는 주의 실업자 수는 181만 8000명으로 전주보다 3만 5000명 증가했다. 한 달 평균도 175만 8250명으로 전주보다 3만 6500명 늘었다.

10월 14일로 끝나는 주에 계속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59만 7646건으로 전주보다 3만 1233건 증가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2주 이상 실업수당을 받는 이들에 대한 통계다. 기존 수급자에 최신 신규 수급자를 더하면 미국에서 약 182만명이 실업수당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속실업수당 청구건수는 9월에 160만명대 중반(신규 포함시)에서 최근 180만명대 초반까지 한달 반 사이에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중순에 180만명대 중반에서 9월 초까지 반대로 내림세를 보였던 추세가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올해 하반기에 경기침체를 예상했지만 기업들이 실적을 무난히 내고 대량해고를 꺼리면서 실업률을 반세기만에 최저 수준인 3%대 후반으로 틀어막고 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실업률 최저점을 기반으로 고금리 정책을 내세우면서 인플레이션에만 자신감 있게 몰입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경기침체하고 경제상황을 부르려면 실업률 기준으로는 5%대가 와야 한다. 6~7%로 실업률이 높아지면 그제서야 경착륙에 대한 공포가 밀려온다. 때문에 아직까지 미국 금융통화 정책결정자들에겐 여유가 넘친다. 일자리가 충분하고 비자발적인 실업자들이 한데 모여 정부에 피켓을 들 수준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경제는 컨트롤 가능한 수준이라 여기는 것이다.

다만 세계 곳곳에서 터진 전쟁과 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재정이 어느 수준까지 버텨내느냐가 관건이다. 부채로 찍히는 국채발행이 급증하면서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시장금리가 5%를 넘나들고 있다.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이라는 시장의 신뢰가 어느 순간 흔들릴 경우 재정은 컨트롤을 벗어날 수 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