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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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달 연속 3%대를 기록하면서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에 두는 중앙은행 입장에선 금리 인상 카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중동 분쟁 등 변수도 걱정을 키운다.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가더라도 고금리 상황, 가계부채 등은 통화정책을 제약하는 요인들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8%를 기록했다. 7월(2.3%) 이후 △8월 3.4% △9월 3.7% 등에 이어 석달 연속 3%대다.
특히 지난달 물가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예상 경로를 벗어났다. 정부와 한으은 10월부터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오히려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대응을 우선시 하는 통화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금통위다.
현재로선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물가 변수에 따라선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예상 경로보다 오르면서 국가경제 전체를 위해 어떤 것을 희생하더라도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경우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가 가팔라진 것이란 우려도 적잖다. 10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4%로 전월(3.3%) 대비 소폭 올랐다. 향후 1년간 물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 짙어진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분쟁으로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가 걱정거리다. 이 총재는 전날 "유가가 90달러 이상으로만 올라가도 한국은행의 (물가) 예측이 많이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물가가 2.4%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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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한은이 통화정책 결정에서 고려할 요인으로 국내 경기, 가계부채 등이 있다.
상반기까지 만해도 금리 결정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경기 흐름은 다소 회복되는 추세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6% 성장하면서 당초 정부와 한은의 예상대로 연간 1.4% 성장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5.1% 늘었고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9월 산업활동 지표도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늘어 4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저출산 등을 요인으로 잠재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년여 만에 5%를 돌파하는 등 고금리가 장기화될 상황에선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가계부채도 큰 변수다. 이 총재는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금융·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인해 완화했던 규제 정책을 다시 타이트하게 하고 그래도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전체) 물가는 올랐지만 코어(근원) 물가가 하향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금통위가 금리인상까지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가 전 세계적으로 2%대로 모였는데 이를 현실화하기 전까진 금리를 내려 잡기는 어렵고 그 시점도 명확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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