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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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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박정희가 링컨보다 훌륭... 지역감정 뭐가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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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인터뷰]
호남 토박이... 지역감정 동화 대신 통합 강조
'이념 논쟁'엔 "1945년 전 항일투쟁 예우해야"
이태원 추도식 수모엔 "누구보다 그 마음 이해"
한국일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본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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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크(농담) 좀 해도 되나요? 우리 어렸을 땐 '경상도 사람이 일본 사람보다 좀 덜 나쁜 사람', '김대중은 신(神)' 이랬어요. 근데 나이 들어서 보니까 박정희도 링컨보다 훌륭한 사람이더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지역감정 이유는 이해하지만, 이 조그만 나라에서 그게 뭐가 중요하냐"며 이렇게 말했다. 자칭 '순천 촌놈'인 인 위원장은 전라도에서 나고 자란 호남 사람. 지역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그로 인한 갈등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인 위원장은 "난 5·18 통역을 한 사람"이라며 "허무맹랑한 '북한군 개입설' 때문에 아직도 광주를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을 스물아홉 번 갔는데 지역감정이 한심할 정도로 남북 골이 깊다"면서 "동서화합 없이는 남북통일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틀 전 혁신위의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으며 '지역 갈등 완화'와 '통합'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어떤 사상이든 1945년 전 항일 투쟁은 예우"

한국일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화묘지 내 행방불명자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혁신위 출범 첫 일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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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위원장은 논쟁적 이슈에 대해서도 소신을 거침없이 밝혔다. 스스로를 '국가보훈부 자문회의 의장, 보훈처의 보훈부 격상을 대통령에게 건의한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정부가 불을 지핀 '이념 논쟁'을 먼저 거론했다.

인 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1945년(광복) 이전에는 '모두가' 공산주의가 뭔지 모르고 좋은 건 줄 알았다"며 "심플하게 1945년 전엔 무슨 사상이었든 항일 투사는 예우하고, 그 이후에 적화통일을 위해 남한을 위협한 사람은 아웃(out)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흉상 이전 논란'이 불거진 홍범도 장군에 대해서는 "1943년에 돌아가신 분. 육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5·18민주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격상하자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그들이 왜 숨겨져 있는지 모르겠다. 지방에서도 잘했지만 이젠 국가 차원에서 예우하자는 것"이라며 "공개 예우를 받도록 누가 민주화 유공자인지 알 수 있게 하고, 숨겨진 사람은 발굴해 예우하고, 잘못 지정된 사람은 스스로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정권이 대북 지원에 오히려 자유로워"

한국일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본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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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위원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 "역설적으로 보수 정권이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문제"라며 전향적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대대로 북한에서 다양한 인도적 사업을 펼친 가문의 후손이다. 인 위원장은 "사람들은 북한 정부와 국민을 도매금으로 본다"면서 "정권이 싫은 건 자유여도, 국민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중 수교를 튼 것도 미국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의 키신저"라며 "국민들이 보수의 안보관을 신뢰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이대남'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젊은 층의 성별 갈등 심화에 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아직도 여성들의 페이(급여)가 낮고, CEO(최고경영자) 비율도 낮아 해결할 과제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펜듈럼(pendulum·진자)이 흔들리듯 젊은 남성들이 억울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갈등은) 이들을 키운 우리 세대가 잘못한 것"이라며 '어른의 책임'을 성토했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추모제에 참석한 소회를 밝힐 때는 표정이 다소 굳었다. 그는 퇴장 과정에서 욕설을 듣고 밀쳐졌다. 인 위원장은 "나 역시 아버지를 교통사고라는 '재난'으로 잃은 사람으로, 억울한 희생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나도 '죄인'이라는 뜻에서 추도식에 갔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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