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에 이어 윤재옥 "당론으로 추진" 재확인
민주당 "포퓰리즘...충분한 검토 없이 던져"
지난달 31일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한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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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해 정국이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위기론을 돌파하려는 총선 전략이라는 평가와 함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은 "총선을 위한 포퓰리즘"이라면서도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0월 3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대표는 지난 9월부터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을 검토해 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해 김 대표가 구상한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동산 이슈와 맞물리는 문제"라며 "김포갑·을의 국회의원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도 쉽게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김포'를 특정한 데 대해 "김포시에 실제 그런 여론이 있어왔기 때문"이라며 "다른 지역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메가시티 구상도 논의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기 김포시 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간담회'에서 "김포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서 절차를 진행하면 공식적으로 서울시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은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나서며 촉발됐다. 경기북도에 포함되는 김포시가 반발하면서 지역 여론이 경기북도가 아닌 서울 편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다만 김포시가 경기북도에 포함되는 건 국회에 계류 중인 특별법에 한한다. 지난 3월 경기도가 밝힌 구상안에서는 제외됐다.
당내 반응은 나쁘지 않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방분권,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메가시티로 가는 방향이 맞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김포는 서울에서 밀려난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자 서울의 생활권"이라며 "서울의 면적을 넓히고 교통을 좋게 만들어서 더 경쟁력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포 한 지역으로 볼 게 아니라 전체 수도권 지역의 경쟁력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 중진 의원은 "메가시티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도 추진했던 것"이라며 "여야가 정쟁이 아닌 정책 경쟁을 하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봤다. 다만 "김포시민의 입장이 있고 그 외 경기도민의 입장이 있다. 서울시민의 입장도 다를 것"이라며 "총선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병민 최고위원.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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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기현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경기 김포시 외 구리·광명·하남까지 서울 편입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가 맞느냐'는 물음에 "서울 주변 도시의 경우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을 위한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앞서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김포는 서울시로 편입하는 것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고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김포시 외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의 요구가 있거나 또 시의 그런 요구가 있을 때 저희들이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발표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도 편입 자체에는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경기도를 갈라치기해 선거에 이용하려는 나쁜 선거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방식의 추진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해야 할 문제를 이런 식으로 군사정권 시대처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편입 자체에 대해서는 "지역민들이 원한다면 통합은 가능하다"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31일) KBS '사사건건'에 나와 "여당 대표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안을 충분한 검토 없이 던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포 시민들의 서울 편입 요구가 일정 부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 대표의 제안은) 너무 뜬금없이 나와서 제가 보기에는 그냥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안 자체는 검토해 볼 만하지만 제안하는 방식이 너무 뜬금없고 포퓰리즘 방식으로 지역갈등을 촉발해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총선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지금은 비수도권의 지방소멸 문제, 지역균형발전 문제 등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지금까지 서울의 확장은 서울의 필요성에 의해 이뤄졌지 외부 요구에 따라 이뤄진 적이 없다"고 현실 가능성을 낮게 봤다.
최 소장은 "서울이 팽창한 이유는 서울에 인구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지금 김포를 편입해야 할 명분이 있나. 김포보다 더 인접한 경기 광명, 부천, 성남, 고양 등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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