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입장하자 웃으며 악수…눈 감고 연설 청취
野, 尹 입장 동선서 ‘침묵 피켓 시위’…한동훈엔 야유
진보당 강성희 나홀로 피켓 시위 “줄일 것은 尹임기”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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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양근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이 진행된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반으로 나뉘었다. 윤 대통령의 입장과 동시에 일제히 기립한 여당 의원들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앉은 채 자리를 지켰다. 대통령의 시정연설 등 회의장에서 고성·야유를 자제하자는 여야의 ‘신사 협정’에 따라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이 총 34번의 박수를 치는 동안 야당은 침묵을 유지하며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본회의장 밖에서는 야당의 ‘침묵 피켓 시위’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앉아있는 조정식·김민석·김교흥 등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만 윤 대통령의 입장과 동시에 뒤편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앉은 채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자, 이를 지켜보던 국민의힘 의석 쪽에서는 “좀 일어납시다”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입장한 순간부터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까지 기립박수 3번을 포함해 총 34번 박수를 쳤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연설을 듣는 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이 대표는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 환담 자리에서 대선 이후 처음으로 윤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퇴장하자 묵례를 나누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악수를 나누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본회의장 한편에선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줄일 것은 예산이 아니라 윤(尹)의 임기’ ‘D-160 반드시 무너뜨린다 피눈물 난다! 서민 부채 감면’이라고 적힌 양면 피켓을 들고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진보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이뤄진 신사 협정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시정연설 직전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에서는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민생이 우선이다’ ‘국정기조 전환’ ‘국민을 두려워하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한 줄에 10명씩 선 민주당 의원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도착하자 야유를 보냈으나, 윤 대통령이 입장할 때는 침묵했다.
민주당은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결정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1년에 한 차례 국회를 방문하는 것인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다만 그 형식은 침묵 피켓 시위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을 다시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미 저쪽서 답이 나왔는데 저희들이 구걸하듯 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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