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학·편정범·김기환 대표 임기 만료 앞둬
호실적에도 세대교체 바람 따라 유동적 전망
임기 만료를 앞둔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등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과 교체의 갈림길에 놓였다. /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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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가 물러나며 단독 경영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세대교체 바람이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둔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등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과 교체의 갈림길에 섰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등 CEO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해당 보험사는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대표이사 연임 또는 교체 여부를 정해야 한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3일 변재상 대표이사 사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김재식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9년부터 변재상 대표가 영업을, 김재식 대표가 관리를 총괄하는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돼 왔으나 김재식 부회장 단독 경영체제로 전환됐다.
변재상 대표의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그룹을 젊은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세대교체 의지가 반영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그룹의 창업 멤버들이 이번 인사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중 선임되기 때문에 현재 김재식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있으나, 향후 임시주주총회 등을 통해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해 각자 대표이사체제로 책임 경영을 강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번 세대교체 단행으로 인한 변화의 바람이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손보업계 맏형인 삼성화재를 이끄는 홍원학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이다. 홍원학 대표는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인사팀장과 부사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20년 12월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긴 후 이듬해 삼성화재 CEO로 선임됐다.
홍원학 대표는 보험사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보험맨' 답게 삼성화재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1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으며 역대 최고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홍 대표는 내부적으로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홍 대표 거취의 변수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사업 구조 개편과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금융그룹이 올해는 40대 리더를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1964년생인 홍 대표는 임기 만료 시점에 60대에 접어든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김기환 대표는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한 뒤 장기신용은행과 국민은행 합병 후 재무부서에서 성과 분석을 맡았다. 이후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홍보부, 소바지보호그룹, 리스크관리그룹을 두루 거쳤다. 김기환 사장은 손해보험업 경험이 없으나 그동안 그룹 전반의 재무상태를 포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 자리를 거쳤다. 실제 김기환 사장이 취임 당시 KB손보의 실적은 크게 악화된 상태였으나 그는 취임 첫해 실적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KB증권을 넘어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김기환 대표가 취임 후 KB손해보험의 실적을 크게 개선한 만큼 연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K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525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그룹 내 비은행권 계열사에서 가장 높은 순이익이다.
다만, 그룹 수장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를 끝으로 용퇴를 선언하면서 김기환 대표의 연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내년 신임 회장으로 양종희 내정자가 취임하는 만큼 각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양종희 내정자는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리더십을 살펴 계열사 사장 인선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양종희 내정자가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다면 1963년생인 김 대표도 교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21년 3월 신창재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교보생명을 이끌어 온 편정범 대표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편정범 대표는 지난 1988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후 전략기획팀장과 채널 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기획과 영업 분야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내년에도 현행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1961년생인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는 2년 전부터 교보생명이 1970년대생 중심으로 임원을 교체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러나 윤열현 전 교보생명 대표가 물러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CEO를 추가로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세 대표는 실적, 조직 안정화 등 다방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연임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세대교체 분위기를 고려한 인사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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