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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물가 2% 시대, 2025년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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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비자들이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진열된 과일과 채소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 ‘주요국 현황 보고서’
미·유럽보다 둔화 느리지만
목표 수치엔 먼저 도달 예상

중동 사태 등 불확실성 커져
고물가 1년 이상 지속될 듯

주요 예측기관들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5년 상반기에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적어도 1년 이상 고물가 상황이 더 지속되고, 고금리 상황도 유지된다는 의미다.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오를 조짐도 보이고 있어 물가가 목표 수준에 안착하는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이 30일 발표한 ‘주요국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중반까지 금리 인상 효과 등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났는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앞으로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순조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IB) 주요 예측기관들은 물가 목표 2% 도달 시점을 미국은 2026년, 유로 지역은 2025년 하반기, 한국은 2025년 상반기 중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빨리 물가 목표 수준에 도달하겠지만, 여전히 1년 이상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국의 물가 상승 둔화 속도는 주요국과 비교해 빠르지 않은 편이다. 이는 한국의 물가상승률 정점이 6.3%로 미국(9.1%), 유로 지역(10.6%)보다 낮은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낮은 산에서 내려오는 만큼 떨어지는 기울기가 완만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 9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월평균 하락폭은 한국이 0.19%포인트로 유로 지역(0.57%포인트)과 미국(0.36%포인트)보다 작았다. 물가가 정점에서 떨어지기 시작해 목표 수준에 도착할 경우 진도율을 100%라고 했을 때 현재 한국의 진도율은 60.5%로 미국(76.1%), 유로 지역(73.3%)보다 낮다.

에너지 가격 하락과 같은 공통 요인을 제외하면 최근까지 물가가 하락한 요인은 지역별로 차별화됐다.

미국은 에너지·식량 자급도가 높고 공급 병목 현상도 상당 부분 사라지면서 공급 측면의 물가 불안은 많이 해소된 반면, 민간소비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요 측면의 불안은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정보기술(IT)·중국 경기의 부진, 고금리에 따른 가계의 원리금 부담 증대 등으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원자재 대외의존도가 높은 데다 환율도 상승하면서 공급 측면에서 상품시장을 중심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이 오를 위험이 커진 점은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유가 및 환율 상승의 2차 파급효과로 물가가 둔화하는 과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식량 가격의 변동성 확대도 향후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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