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0일 전북도청을 찾아 김관영 전북지사와 ‘외국인‧이민정책 테스트베드(시험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외국인 이민 정책을 통해 지방 소멸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전북도와 법무부는 이날 협약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유학생 등 외국인 유치와 지역사회 적응을 위한 비자 발급과 체류 지원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 외국인의 한국어 교육과 정보 제공, 상담 지원을 비롯해 외국인 주민 현황 조사·연구를 통한 생활환경 개선, 사회통합 촉진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한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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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약은 김관영 전북지사가 내년에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 특례를 건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김 지사는 새로운 이민 정책의 가늠터로 전북특별자치도를 활용하는 내용의 특례를 부처에 건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에 공감했고 중앙과 지방의 협력 강화 차원에서 전북에 협약 체결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앞서 전북도는 법무부가 지역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지역특화비자 시범사업’에서 전국 최다 할당 인원(400명)를 확보해 대상자를 조기에 모집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지자체 최초로 만족도 조사 등을 실시해 법무부가 추진 중인 새로운 이민 정책의 방향을 선도해 왔다.
지역특화비자는 인구감소 지역 내 일정 기간 취업 또는 거주하는 조건으로 기존 D-2(유학)와 D-10(구직), E-9(비전문취업), E-7(숙련기능인력) 비자를 F-2-R(지역특화 거주비자)로 선 발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5년간 장기 거주가 가능하고 배우자나 자녀도 동반할 수 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협약식에서 “한동훈 장관 취임 이후 지자체로서는 첫 업무 협약을 맺게 돼 뜻깊다”며 “내년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는 전북이 새로운 이민 정책의 테스트베드로서 도전의 기회를 부여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이번 협약을 계기로 법무부와 협력해 외국인 입‧출입 및 체류 지원에 관한 제도를 개선하고, 외국인 우수 인재와 기술 근로자의 안정적 정착을 도모하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해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전북은 인구 감소 위기에서도 농생명산업 등을 통해 ‘스마트 그린바이오 허브’ 중심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이라며 “그만큼 계절 근로와 지역특화, 숙련 기능인력(E-7-4) 등 외국인 활용이 굉장히 활발해 새로운 외국인・이민 정책의 테스트베드로 기능하기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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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과 김 지사는 협약식 이후 차담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성장산업 육성과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원활한 외국인 인력 유입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김 지사는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의 위기가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된 만큼 지역 인구와 산업, 외국인 주민 형태 등을 고려해 지역 여건에 맞는 새로운 이민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유학생과 지역 특화 일자리를 연계한 지역특화비자 사업은 기업과 외국인 모두 만족도가 매우 높고 기업의 재참여 의사도 크다”며 대상 지역의 규모와 확대 시행을 한 장관에게 건의했다.
김 지사는 또 지자체장 추천으로 가족과 함께 장기 체류가 가능한 숙련 인력비자 전환량의 전북지역 확대를 적극 건의했다. 이는 5개 업종에 한해 비전문 취업 인력(E-9)을 숙련 기능인력(E-7-4)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4년10개월으로 제한한 체류 기간이 사라지고 가족도 동반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지난 23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163개 비자를 배정해 시행 중이다.
이에 한 장관은 “지자체는 정부 정책을 실현하고 국민의 일상이 펼쳐지는 현장이므로, 정부 정책이 도움이 되도록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 앞서 완주군 삼례읍의 한 딸기 재배 농가를 방문해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의 근로 현장을 직접 살피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지역에서는 올해 100여 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운영하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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