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팔레스타인 시위대 활주로 난입해 착륙 여객기 습격…20명 부상 60명 체포
백악관 "반유대주의 시위 강력 비난"…이스라엘, 러시아에 자국민 보호 촉구
러시아 공항 난입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김계연·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에서 이륙해 러시아 공항에 착륙한 항공기 승객들이 친(親)팔레스타인 성향 시위대의 습격을 받았다.
AP·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마하치칼라 공항에 이스라엘발 여객기가 착륙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시위대 수백 명이 "이스라엘인을 색출하겠다"며 공항 터미널 출입구를 부수고 난입했다.
이들 중 일부는 활주로로 달려갔으며, 다른 이들은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공항을 빠져나가는 차량의 탑승자들을 확인하는 등 난동을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이슬람 유일신 알라를 찬양하는 아랍어 기도 문구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자는 군이 투입돼 시위를 진압하기 전까지 20명이 다쳤으나 여객기 승객들은 안전한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러시아 북캅카스 연방관구 내무부는 공항에 난입한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CCTV 영상을 확인할 것이며 관련자들은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RIA 통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극렬 시위 참가자 150명의 신원을 확인해 이 가운데 60명을 체포했다.
러시아 공항에 난입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
시위 진압에 투입된 경찰관도 9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2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당국은 전했다.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정부는 텔레그램에 "연방 당국과 국제기구들이 가자 주민들에 대한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파괴적인 집단의 도발에 굴복하거나 사회에 공황 상태를 조성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도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 마하치칼라 공항에 모인 사람들의 행동은 심각한 법 위반"이라며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멜리코프는 30일 기자들에게 이번 시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조직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체첸·인구셰티아 등 북캅카스 연방관구의 다른 자치공화국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당국과 이슬람 무장 세력이 싸워왔다.
러시아 공항서 여객기 습격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번 시위가 '반유대주의' 행위라고 규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은 러시아 다게스탄의 반유대주의 시위를 강력히 비난한다"며 "전 세계에서 급증하는 반유대주의를 목도하며 유대인 공동체 전체와 굳건히 함께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주모스크바 이스라엘 대사가 러시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해달라고 러시아 측에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 당국이 모든 이스라엘 시민과 유대인을 보호하고 폭도들의 거친 선동에 단호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스라엘인과 유대인의 안전을 위해 주러시아 이스라엘 대사가 러시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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