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때 인질 희생-작전실패 우려
NYT “네타냐후, 최종 승인 안해”
이스라엘군은 2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26일 밤 보병과 기갑·공병 부대 그리고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가자지구 동부 슈자이야에 있는) 하마스 대전차 유도미사일 발사기지와 지휘센터, 테러 요원들을 공격한 뒤 철수했다”고 밝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탱크 여러 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장면과 표적으로 삼은 건물이 공격받아 폭발하는 장면 등을 담은 51초짜리 영상도 공개했다.
이틀째 가자지구에 대한 제한적 지상 공격에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6일 언론 브리핑에서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이 (하마스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조건이 되면 작전을 시작하겠다. 올 날이 머지않았다”고 밝혀 전면적인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어 “이번 싸움의 성과로 (올해 독립 75주년인) 이스라엘의 앞으로 75년이 결정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 안에서 지상전 개시에 대한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복수의 이스라엘 정부 및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가자지구 침공 준비 태세는 진작 갖췄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최종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확전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 연기를 설득하는 상황에서 이미 국민 지지를 잃은 네타냐후 총리가 작전을 펼쳤다가 실패할까 두려워한다는 것. 또 총연장 480km에 이르는 땅굴과 건물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매복한 곳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인명 피해도 불가피해 전시 내각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하마스가 인간 방패 삼고 있는 인질 문제도 관건이다.
NYT는 이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대규모 군 투입 대신 여러 차례 제한적 공격을 감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날 “앞으로 며칠간 가자지구 지상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며 “강도는 더 세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제사회도 지상군 진입이 부를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며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26일 정상회의에서 선언문을 채택해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군사 행위 일시 중단을 포함해 인도주의적 지원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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