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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방은행들이 수익률면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 비해 적은 운용규모와 가입자 덕분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개인IRP·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상품 3분기 운용수익률(원리금 비보장형·최근 1년)이 각각 10.59%, 9.54%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확정기여형(DC형) 수익률도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이 10.48%로 선두를 달렸다. 운용형태별로 상위 5개(총 15개) 은행 가운데 지방은행(BNK부산·경남·DGB대구·광주)이 8곳,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4곳, 국책은행(KDB산업·IBK기업)이 3곳을 차지했다.
이처럼 지방은행들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로는 시중은행 대비 적은 가입자와 운용 규모가 꼽힌다. 규모가 적기 때문에 가입자들에게 맞춤 케어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특히 지난해 말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고객들을 설득해 주식형 상품 비중을 높이면서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게 지방은행들의 설명이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퇴직연금 운용 규모는 142조4385억인데 반해,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중인 4개 지방은행(BNK부산·경남·DGB대구·광주)의 운용 규모는 8조3368억원에 불과하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퇴직연금 운용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하면서 고객들의 자산 리밸런싱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며 "고객들을 직접 만나며 최근 오른 주식형 비중을 높이도록 설득하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 힘썼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규모가 컸으면 이 정도 수익률을 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은행들은 운용 규모면에서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줄이기 힘들다는 점을 인지하고, 수익률에 집중해서 시장에서 입지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8월 지방은행 최초로 퇴직연금 고객관리 센터를 신설해 고객 맞춤형 상담을 통해 수익률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규모가 늘어나기보다는 한정된 파이 속에서 경쟁하는 상황인데, 볼륨으로 보면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의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지방은행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 자산 리밸런싱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서 양보다 질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5대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원리금 비보장형·최근 1년)이 DC형 9.48%, 개인IRP 8.37%로 가장 높았다. DB형은 KB국민은행이 6.72%로 5대 은행 중 가장 상단을 차지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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