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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8개월만에 오른 기대인플레, 물가 자극 우려···체감경기 세달 연속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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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시내 한 주택 외벽에 전력량계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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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주관적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공공요금도 인상되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가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또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리 상승을 전망하는 소비자 응답도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집계돼 9월(3.3%)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 오름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10월에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된 것들이 있었고, 농산물 등 가격도 올라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보는 응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는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데 가격이나 투자 결정, 임금협상 등 경제주체의 의사 결정에 반영되면서 실제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물가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있는 중앙은행이 중시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2% 선에서 안정시키고 싶은데 물가 오르는 것뿐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변하고 있느냐를 주요하게 보고 있다”며 “근원인플레이션도 동시에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8에서 128로 한 달 사이 10포인트나 올랐다. 지수 자체로 지난 1월(132) 이후 가장 높았으며, 상승폭 역시 2021년 3월(10포인트)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이는 한달 사이 금리 상승 전망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황 팀장은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고 장기 국고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으로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108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10개월 연속 오르다가,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정학적 위기로 물가 우려가 커지고, 내수 부진·긴축 기조 장기화 전망에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도 세달 연속 나빠졌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9월(99.7)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 103.2까지 오른 이후 석 달 연속 하락세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9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소비지출전망을 제외한 5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70)이 4포인트 낮아졌고, 생활형편전망(90), 현재경기판단(64)은 각각 2포인트씩 낮아졌다. 현재생활형편(88)과 가계수입전망(98)은 모두 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113)만 1포인트 올랐다. 황 팀장은 “소비지출전망 역시 소비 여력이 늘어났다기보다는 물가가 높아지면서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응답한 분들이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소비지출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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