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MBC 라디오서 “대단한 배려를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 있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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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서울 노원병 경선에 도전한다면 자신이 질 확률은 거의 없다면서, 공석인 노원병 당협위원장을 들어 공천 여지를 내비치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뭐하고 자빠졌다”고 콧방귀를 뀌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기들은 대단한 배려를 한다고 착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답하기보다 안철수식 유머로 답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를 끌어온 진행자의 ‘당협위원장 자리가 여전히 비어있다는 점을 강조하더라’는 말에 대한 반응이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24일 같은 방송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도 품어 안으라고 하고 당 지도부가 수용하는 시나리오도 가동이 될 수 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원칙을 제시하고 방향성을 갖고 가는 게 충분히 합리적이고 우리가 수용할 수 있다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 징계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준석 전 대표가 있는 당협에 새로운 당협위원장을 내세우지도 않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를 캐치한 진행자의 ‘그러면 공천 여지가 있다는 건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유 의원은 “결정 권한은 본인에게 달려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건 본인이 그 지역구에서 당선될 경쟁력을 갖춘다면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을 해왔다”고 모든 것이 이 전 대표의 생각에 달렸다는 식으로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세 차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서울 노원병의 당협위원장 자리를 이 전 대표 징계 이후에도 다른 사람으로 채우지 않고 공석으로 남겨뒀다.
원한다면 길은 열릴 거라는 뜻으로 해석된 유 의원 발언에 이 전 대표는 “경선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분명히 막판에 가서 (나를) 물 먹이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극우 유튜버 이런 사람 다 투입해서 동네에서 마이크 틀고 다닐 것”이라는 말로 소위 ‘이준석 떨어뜨리기 운동’이 막판에 일어날 거라고 내다봤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출신으로 스스로를 ‘상계동 정치인’이라 부르는 이 전 대표의 이러한 관측은 공천 과정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난에 언제나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던 그동안 입장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유승민 전 의원의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유승민 죽이기’로 정가에 비친 공천 심사로 비박계와 친박계간 깊어진 갈등을 생생히 기억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 전 대표는 지난 6월 SBS 라디오에서 “박근혜 정부 말기에 20대 총선 때 보면 ‘다 져도 좋으니까 유승민을 죽여라’ 뭐 이런 것 했잖나”라며 “지금 ‘윤핵관’들의 정신 상태를 보면 미시적인 관점에서 자기 분풀이 하고 이러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주장했었다.
25일 라디오에서 노원병 경선에서 질 확률이 거의 없다고 자신한 이 전 대표는 “뒤집어 말하면 그 과정에 엄청나게 상처를 입혀서 본선 도전을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경선이 두려운 게 아니라 그때 가면 유승민 죽이기 하던 것처럼 또 하려고 할 것”이라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여전한 시커먼 속내가 있다고 봤다.
같은 맥락에서 이 전 대표는 “이 사람들이 반성이나 아니면 과거에 대해 뭔가 자기들이 잘못했던 걸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는 한, 이준석 공천 문제를 갖고 자기들은 대단한 승부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수도권을 이길 가능성 아니면 100석 이상 할 가능성은 약하다고 본다”고도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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