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용산구청을 찾아가 박희영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유가족들은 1년이 되도록 책임자 처벌은 물론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특별법 제정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보도에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 용산구청 앞에 모였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나 업무에 복귀한 박희영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김하숙/고 김현수 씨 어머니 : 가장 인파가 많은 핼러윈 주간 토요일에 자리를 비웠습니다. 당직실은 소방 당국의 긴급 연락에도 부재중이었고.]
150명 넘게 숨진 참사가 벌어진 지 1년, 참사의 책임으로 박 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6명이 구속기소 됐는데,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고, 박 구청장 등 2명은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참사를 예견할 수 있었지만,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9개월 넘게 고민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진동/서울서부지검장 (지난 17일, 국회 국정감사) : 그런 사안 자체가 우리나라에 없었고 너무 특이한 사례고 과실이 어디까지 있느냐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찾을 수 없어서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진상규명도 제자리걸음입니다.
국회 국정조사특위가 이렇다 할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끝난 뒤 국회는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고, 행정안전부도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미루면서 진상 규명 작업은 모두 중단된 상태입니다.
[조인영/민변 이태원 참사 TF 변호사 : (수사는) 법적 책임이 있는지를 가리기 위한 거지, 참사 당시에 어떤 사실이나 진실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건 전혀 아니어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이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이태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의 호소는 더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희)
박서경 기자 ps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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