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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금과 보험

"두 곳 대기자만 5000명"…요즘 보험사들 눈독 들이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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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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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ㆍ고령화로 실버타운 등 요양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명보험업계도 요양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요양 시장은 2012년 2조9000억원에서 2020년 10조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하는 추세다. 미래 먹거리를 고민 중인 생보업체들이 요양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2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이 업계 최초로 요양산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요양서비스가 보험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 4일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KB손해보험이 설립한 노인요양서비스업체로 2018년 위례빌리지, 2021년 서초빌리지 개소해 운영중이다. 매출은 2020년 65억원, 2021년 84억원, 2022년 11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KB라이프 관계자는 "한 곳 당 수용 인원은 80여 명 수준인데 두 곳의 대기자만 5000명일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은평빌리지ㆍ광교빌리지ㆍ강동빌리지(가칭)를 추가로 개소할 계획이다.

후발 주자들도 등장했다. 신한라이프는 2027년 서울 은평구에 실버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부지 매입을 마무리했다. 이외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요양시설 부지 매매 작업을 진행 중이다. NH농협생명도 지난 2월부터 요양 사업 진출을 위한 TF 가동중이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하지만 ‘토지ㆍ건물 임차’ 규제 때문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 시설 사업자가 10인 이상의 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토지ㆍ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노인요양시설 난립을 막고 잦은 개ㆍ폐업으로 인한 입소 노인의 주거 불안을 막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요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의 경우 토지 매입과 건축에 드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 발표에서 부족한 요양 인프라 개선을 위해 ‘토지ㆍ건물 임차’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ㆍ건물 소유가 아닌 임차로도 요양시설 운영이 가능해진다면 부족한 요양 인프라 확충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영세 요양시설 난립과 돌봄 공공성 저해 등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200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요양시설 설립을 위한 토지ㆍ건물 소유권 규제가 없다보니 소유와 운영 분리가 가능하다. KB경영연구소의 ‘일본 보험사의 요양업 진출 동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대형보험사인 솜포홀딩스는 주요 요양 사업자 인수 및 자회사 통합을 통해 2016년 업계 2위 규모의 ‘솜포케어’를 설립했다. 시설요양뿐 아니라 재택요양 등 종합적인 요양서비스와 함께, 보험 계열사를 통한 간병보험과 요양 서비스 상담 등 부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장기 요양 서비스 이용자는 올해 93만1000여 명에서 2027년 122만7000여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같은 기간 노인 요양시설을 통해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21만1000여명에서 27만8000여명으로 증가한다.

보고서는 “국내는 요양원의 공급이 부족함에 따라 질 높은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원에 대기자가 몰려서 입소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의 요양원 병상 수는 평균 24.8개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하위권”이라며 “선진국들은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최소화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자 요양병원보다는 요양원 병상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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