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후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대학병원의 힘찬 관절·척추센터(힘찬센터). 병원 2층에 위치한 센터에는 한국 의료진과 현지 대기 환자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휴일인 토요일임에도 한가로운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센터는 7만 번째 물리치료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과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이사장도 직접 센터를 방문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샤르자대학병원 이사회장인 압델아지즈 사이드 알 메헤리가 병원 1층에서부터 이 대표원장과 박 이사장을 환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샤르자대학병원이 확장을 계획할 때 힘찬 관절·척추센터도 함께해 달라”며 “힘찬센터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11월 문을 연 샤르자대학병원의 ‘힘찬 관절·척추센터’는 운영 초기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개소 3개월 만에 매출이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누적 외래 환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8월 기준 누적 환자 수는 5만8185명, 수술 건수는 1771건을 넘겼다. 초창기엔 진료 공간이 협소했지만, 현지 환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곳을 찾았다. 박승준 힘찬 관절·척추센터장은 “병원 1층에 있던 10평(33㎡) 남짓한 진료 공간에서 시작한 센터는 현재 2층 200여 평(약 660㎡) 규모로 시설을 확장 이전했다”며 “환자 만족도가 높아 내원하는 현지 환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엔 물리·재활치료를 위한 독립 공간도 마련돼 있다. 환자들이 몰리는 탓에 직원 수가 늘었음에도 센터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려면 대기 기간이 두 달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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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진출, 7만 번째 물리치료
힘찬병원의 UAE 샤르자 진출은 이수찬 대표원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간 ‘의료 한류’를 내세우며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병원의 시도는 많았지만, 성공 사례는 손에 꼽을 만큼 희귀했다. 특히 중동 국가의 벽을 넘은 의료기관은 거의 없었다. 수익 구조와 전문 인력 확보, 현지 파트너의 역량, 문화 장벽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 대표원장은 UAE 샤르자대학병원에 힘찬 관절·척추센터를 개소하며 ‘한술(韓術)’ 바람을 주도했다. 이 대표원장은 “한국의 선진 의료를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사명감과 도전정신으로 5년 전 UAE 진출을 결정했다”며 “진입 장벽이 높은 현지 의료시장에서 대학병원 내 힘찬 브랜드를 딴 전문센터를 독자적으로 운영해 성과를 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먼저 손을 내민 건 샤르자대학병원이었다. 샤르자 국왕 소유 병원인 이곳은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의료기관이다. 당시 UAE 차관급인 전 샤르자대학병원 최고경영자(CEO) 알리오 바이드 알 알리 박사는 힘찬병원이 수준 높은 관절·척추 치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센터 운영을 제안했다. 힘찬병원이 UAE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박 센터장은 “이젠 샤르자 국왕 가족 등 VIP 환자들도 관절·척추 질환이 발생하면 힘찬센터를 찾는다”며 “UAE 각지에서 개원 러브콜을 수차례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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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있는 국내 의료진 파견
힘찬센터는 샤르자대학병원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진료를 시작한 이후부터 샤르자대학병원의 전문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시술 및 수술을 시행했다. 센터와 병원이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여서 동반 성장이 가능한 모델이다. 샤르자대학병원의 CEO 대행 하캄 야신 박사는 “실제로 힘찬센터 오픈이 지역 내 샤르자대학병원의 명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어렵고 복잡한 정형외과 수술을 관리한 경험이 뛰어나기 때문에 환자들을 믿고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센터 운영의 핵심 성공 요인은 ‘실력 있는 의료진’에 있다. 힘찬병원은 숙련된 전문 의료진을 현지에 파견하면서 힘찬병원의 의료 시스템을 고스란히 이식했다. 부평힘찬병원에서 병원장을 지낸 박승준 센터장이 선봉에 섰다. 박 센터장은 “주사치료조차 기피했던 현지 환자들의 눈에 맞춰 설명을 이어가고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힘찬센터의 행보가 UAE에 의료 한류를 가속한다는 평가다. 이에 맞춰 힘찬병원도 국내 최신 의료기술을 현지에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이 대표원장은 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최근 국내서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한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기 무릎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개선해 주는 치료법이다. 이 대표원장은 “현지 환자들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료 및 치료 시스템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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