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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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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장 떼고 파란 운동화 신었다…野진교훈 "진짜 일꾼은 나" [강서구청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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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진교훈 후보가 강선우 의원이 까치산역 일대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 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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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구청장, 안심구청장, 진짜 일꾼 누구입니까.”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사흘 남겨둔 8일 오후 2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등촌사거리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강서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외쳤다. 경찰청 차장 출신인 진 후보는 '19년 강서 사람, 33년 행정 전문가’를 내세우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차량에 함께 오른 3선 중진 민주당 한정애(서울 강서구 병) 의원도 “안전한 도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 강서를 만들 수 있도록 기호 1번 진교훈을 꼭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유세 차량에선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기호 1번 진교훈”이라는 가사의 트로트 노래가 흘러나왔다. 진 후보 캠프의 관계자들도 주변에서 ‘처가에는 고속도로 국민에겐 핵 오염수’ ‘구민 혈세 40억! 선거비용 책임져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번 뽑아요. 진교훈, 진교훈. 진교훈”을 외쳤다.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의 선거 운동 기조가 현장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4일 전략공천을 받은 진 후보는 정치에 입문한 지 겨우 한 달 남짓이다. 그러나 진 후보는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오전 6시 30분 등촌 3성당에서 기자와 처음 만난 진 후보는 ‘인지도가 약점 아니냐’는 질문에 "완전히 극복됐다. 돌아다녀 보면 확실히 달라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성당에 들어갈 때는 감색 정장을 입었던 진 후보였지만 미사를 마친 뒤엔 곧바로 ‘1번’이 새겨진 전투복으로 변신했다.

다음 행선지로 발걸음을 바쁘게 옮기던 그는 지난 6~7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에 대해 “김태우 후보 공천을 비롯해 '아, 이건 아니다' 생각한 분들이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한 것 같다”고 했다. 22.65%라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를 신망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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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훈 후보와 한정애 의원이 차량 유세를 진행하는 모습. 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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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까지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갈아 신은 진 후보와 다시 만난 건 오후 7시 30분 까치산역에서였다. 이번엔 민주당의 강선우(서울 강서구 갑) 의원이 진 후보 옆에서 “11일은 1번 찍는 날입니다”라며 목청을 높였다. 진성준(서울 강서구 을) 의원까지 강서구 현직 국회의원 3명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진 후보와 강 의원이 도보 유세에 나서자 “교훈이 형” “선우 누나” 연호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진 후보는 보이는 음식점 마다 거침없이 방문했다. 삼겹살 식당에선 “(소주) 한 잔만 달라”며 손님들과 술잔을 부딪쳤다. “정치에 관심 없어요”라며 손사래 친 20대 커플에겐 “그럼 악수!”라며 손을 건넸다. 입장을 거부당한 식당 앞에선 “그럼 밖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고깃집에서 경찰 후배를 만났을 땐 “경찰!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각각 경찰청과 종로경찰서에 근무한다는 경찰 후배 부부를 만나선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수뇌부인 경찰청 차장(치안정감· 1급 상당) 자리에 올랐던 진 후보는 총 33년을 경찰로 지냈다. 계급장을 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정치신인’ 치고는 스킨십에 어색해 하는 장면이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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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훈 후보가 파란 운동화를 신은 모습. 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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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0분간 이어진 도보 유세에서 진 후보가 들른 장소만 70여 곳이다. 동행한 기자의 시계엔 금방 9000보가 채워졌다. 진 후보는 “다시 가겠다고 약속한 곳이 너무 많아 큰일이다”며 “(일정이 바쁜 탓에) 유세 다니다가 배가 너무 고프면, 음식점을 보면 진짜 먹고 싶어서 꼭 오겠다고 자꾸 약속했다”고 웃어 보였다. 일정을 마친 그는 지니고 있던 멀티비타민을 기자에게 건넸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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