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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美·日·EU 통화긴축 길어진다···증시 공포지수 6개월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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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지는 글로벌 경제

제재 강화로 이란 원유판매 줄면

유가 상승 글로벌 인플레에 부담

성장감소 우려 겹쳐 중앙銀 고민

뉴욕 3대 지수 선물 일제히 하락

시장 불안 반영 VIX 5% 치솟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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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긴축 행진이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 터진 중동발 대형 악재가 세계경제를 안갯속으로 몰고 가고 있다. 원유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부터 성장 둔화, 금리 불안정 등으로 중앙은행들의 정책에 대한 고민은 또다시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에 따른 경제적 영향 1순위로 국제유가를 주목했다. SPI애셋매니지먼트의 매니징파트너인 스테판 이네스는 “중동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유가가 상승하게 됐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동에서 우려할 만한 테러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유 가격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핵심은 이란의 원유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는 현재 이란의 원유 생산량을 하루 300만 배럴 이상, 수출량은 일 200만 배럴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이란 핵협정을 깨고 나온 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미국이 제재를 재개한 2020년 일일 약 40만 달러였던 판매량의 약 5배 이상이다. ‘원유왕’으로 불리는 안두란드캐피털매니지먼트의 피에르 안두란드 대표는 “지난 6개월 동안 대이란 제재 이행 강도가 약해지면서 이란의 원유 공급이 늘어났지만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기 때문에 다시 제재 강도가 엄격해질 것”이라며 “그러면 석유 시장은 더욱 경색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결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사우디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까지 높아지지 않는 이상 증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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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는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7% 올라 전월 3.2%보다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에너지 상품 가격이 전월 대비 10.5% 오른 탓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가 상승이 본격화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가속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세계 중앙은행들의 긴축 재개 위험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마자르의 조지 라가리아스는 “이번 사태로 세계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제3의 인플레이션 파고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가뜩이나 몇 년간 세계의 지정학 균형이 불안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의 영향은 생각보다 더 광범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가 첫 인플레이션이고 이어 서비스 물가 상승이 제2의 인플레이션이라면 이번 중동 격랑에 따른 유가 쇼크가 새로운 인플레이션 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고민은 전쟁으로 성장 역시 둔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트리플아이자산운용의 카림 바스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에 모두 리스크”라며 “연준에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중 어느 쪽이 더 큰 골칫거리인지 선별해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이에 뉴욕 증시 선물시장은 하락했다. 이날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12월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약 0.75% 하락했다. 미국 증시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S&P500 변동성지수(VIX)는 0.9포인트(5.24%) 오른 18.98포인트를 찍었다.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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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금리의 방향성도 안갯속이다. 싱가포르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만수르 모히우딘은 “시장은 유가 상승으로 글로벌 국채 수익률이 오를 가능성을 우려할 것”이라고 봤다. 고금리 전망에 국채금리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안전자산 수요로 금·달러와 함께 미 국채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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