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정책 관련 내용 빠진 채 공동성명 발표
헝가리·폴란드, 이민자 문제 공동 대응에 반대
[그라나다=AP/뉴시스] 유럽연합 정상들이 6일(현지시간) 이민자 협정을 놓고 견해차를 보였다. 사진은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가운데)이 이날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3.10.0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불법 이민자 문제 관련 견해차를 보이면서, 이민자 문제에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의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이날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 관련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았다.
이번 성명에는 이민자 관련 단락이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회원국 간 입장 차이로 정상회의 후 원안에서 삭제됐다.
특히 불법 이민자 유입을 강하게 반대해 온 헝가리와 폴란드가 공동 대응에 반발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민 관련 합의는 정치적으로 불가능하고, 당장은 물론이고 향후 몇 년간 더욱 불가능할 것"이라며 "(헝가리는) 법적으로 강간 당했다"고 비유했다.
이번 달 재선을 앞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안보상 이유로 이민자를 차단한다는 정부 입장을 유지하며 이민자 정책을 비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번 정책은 브뤼셀(EU)과 베를린(독일)의 명령과 다름없으며, 폴란드는 이에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헝가리·폴란드의 반대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이번 합의는) 이민 및 망명 협정 전체 퍼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조각이었다"고 평가했다.
[람페두사=AP/뉴시스] 유럽연합 정상들이 6일(현지시간) 이민자 협정을 놓고 견해차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 해상에서 관광객들이 이민자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 선박을 바라보는 모습. 2023.10.0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EU 내무장관 대다수는 EU 외부에 이민자 처리 시설을 설치해 망명 대상자를 선별하는 내용 등이 담긴 신(新) 이민자 정책 초안에 합의했다.
초안에 따르면 전쟁과 자연재해, 기후위기 등 비상 상황으로 망명 신청자가 급증할 경우 EU 경계 최일선에 있는 국가들이 다른 EU 국가에 '연대 기여'를 요청해 신속하게 난민을 보내거나 지원받을 수 있다.
망명 신청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난민들을 시설에 수용하는 기간을 현재 12주에서 최대 20주로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합의안은 추가 협상을 거쳐 유럽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며, EU 집행위는 오는 2024년 6월 유럽의회 선거 전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최종 합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과거에도 EU 정책을 따르지 않아 다른 회원국들과 마찰을 빚어왔고, 이번 이민자 정책도 이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