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연수원서 추모미사…분향소 추모객 발걸음 이어져
'소록도 천사' 마가렛 추모 미사 |
(고흥=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소록도에서 60년대, 70년대에 만났던 한센인들의 이름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5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마리안느와 마가렛 나눔연수원'에서 열린 고(故)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추모 미사를 주관한 김연준 신부는 고인에 대한 생전 기억을 이같이 떠올렸다.
미사에서 김 신부는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마가렛 간호사의 생전 모습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며 이젠 고인이 된 그를 기렸다.
김 신부는 마가렛 간호사가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치매를 겪는 와중에도 소록도 한센인들을 또렷하게 기억했고 당시 불렀던 한국 동요까지 잊지 않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사 참석자들에게 밝은 표정의 마가렛이 몸이 검게 변한 한센인을 거리낌 없이 돌보던 옛 사진 한장을 보여주며 고인의 고귀한 삶을 기리자고 당부했다.
추모객들은 고개를 숙이고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위령 기도를 올리며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추모 미사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신자, 수녀 등 100여명이 함께 했다.
고흥 주민을 비롯해 한센인들도 일부 참석해 고인의 헌신을 기렸다.
한센인들은 자신들을 돌보던 고인을 떠올리며 숙연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깊이 고개를 숙였다.
추모 미사에서 한 한센인은 "우리 한센인들을 따뜻하게 돌봐 주신 분이셨다"며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미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록도 천사' 마가렛 분향소 |
연수원 한쪽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고인을 기리려는 발길도 온종일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분향소에 국화 한송이를 올리며 고인이 보여준 헌신의 정신을 마음에 담았다.
전남 나주에서 왔다는 심금자(67)씨는 "한센인을 위해 노력하신 그분의 정성이 마음에 와닿았다"며 "그분의 헌신을 기억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폴란드 태생인 마가렛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전남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며 39년간 봉사했다.
2005년 건강이 나빠지자 '섬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편지를 남기고 함께 봉사했던 동료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와 함께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이후 치매를 앓았으며 지난달 29일 대퇴골 골절 수술 중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장례식은 고인이 생애 마지막 시간을 보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요양원 내 경당에서 현지 시각으로 오는 7일 오후 3시 30분 열린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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