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 4.4% 감소…정부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 예상”
전문가들 “본격적 회복은 아냐…연내 반전 장담 어려워”
9월 2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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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1년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 온 우리나라 수출이 이르면 이달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9월 수출 감소율이 줄어들면서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경기,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4분기 중 증가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수출액은 546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지만 감소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수출이 ‘플러스 전환’의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늦어도 11월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수출이 바닥을 쳤다는 해석이 있지만 ‘U자형’으로 회복 반등할지, ‘L자형’으로 당분간 바닥 수준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출이 4분기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플러스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에서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 개선에 주목한다. 9월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3.6% 감소해 올해 최저 수준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자동차 수출(10%)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고 일반기계(10%), 선박(15%), 철강(7%), 디스플레이(4%), 가전(8%) 수출도 지난해보다 늘어나며 제조업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9월 수출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며 “반도체가 어느 정도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중국 경기가 연휴를 맞아 조금 회복 기미를 보였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이르면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을 예상한 데 대해 “정부가 긍정적 사인을 주려 애쓰고 있는 건 맞는데 아주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 “부정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수출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4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회복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고, 반도체와 더불어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기계 등이 수출 회복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수출중소기업 현장 방문에 나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금천구 고려기연을 찾아 이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 바이오 글로브 박스를 시연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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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직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9월 수출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는 경기 회복이나 개선 상황보다는 추가적으로 악화하지 않는 정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중국 경기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미국 채권시장 금리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상당히 있다”면서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을 아직까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4분기 내에도 반전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권 교수는 “유가의 고공행진이 생각보다 오래 가고 있고, 중국 경기가 회복되는 게 제일 중요한 요인인데 좀 지켜봐야 될 것 같다. 미국도 긴축이 끝이라 생각했는데 좀 더 가는 것 같다”면서 “이런 요인들이 결합해서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10월 수출 규모가 550억달러 미만에 머물러 있을 경우, 급격하게 위축된 지난해 4분기 이후 동향과 비교한 증가율은 플러스 반전이 가능하겠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출 규모의 상한에 다시 돌아가는 것으로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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