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류 24.4% 급등하기도
정부 "10월부터 둔화할 것"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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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주춤했던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면서 물가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4월(3.7%) 이후 최대 오름폭으로,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뒤 올해 7월 2.3%까지 떨어졌던 물가 상승률은 8월(3.4%) 3%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고물가 불안을 불러온 장본인은 고유가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4.9%로 전년 같은 달보다 가격이 내렸으나, 하락폭은 7월(-25.9%), 8월(-11.0%)과 비교해 급격히 줄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조치로 배럴당 70달러대 후반~80달러대 초반에 머물던 7월 국제유가가 9월 들어선 90달러대 중반까지 급격히 오른 탓이다. 치솟은 국제유가는 공업제품(3.4%)과 가공식품(5.8%) 등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며 전체 물가를 밀어올렸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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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지수(4.4%) 역시 반년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폭우‧폭염 여파로 농산물 가격은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7.2%)을 기록했고, 사과(54.8%)와 복숭아(40.4%) 등 신선 과실(24.4%) 역시 2020년 10월(25.6%) 이후 최대 폭으로 뛰었다. 농축수산물 수요가 몰리는 추석 효과까지 겹치면서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은 3.7% 올랐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19.1%) 역시 큰 폭으로 오르며 생활물가 부담을 키웠다.
정부는 ‘일시적 반등’으로 보고 있다.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추세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3.3%)이 7, 8월과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그러나 국내 석유류 제품 등에 2~3주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긴축정책 장기화 신호에 따른 고환율에다, 고유가‧고물가까지 겹치며 한국경제가 또다시 3중고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에 따라 앞으로 물가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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