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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지난달 물가상승률 3.7%…고유가에 두달 연속 상승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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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동향'

석유류 -4.9%…하락 폭 축소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영향

신선식품·과실 6.4%↑, 24.4%↑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한 데다 추석 연휴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정부는 수확기를 맞아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되겠지만, 유가상승은 다음 달에도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수치며,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률이다. 올해 1월 5.2%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3%까지 둔화했다가, 지난달 3.4%를 기록한 후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지난달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석유류 급등이 꼽힌다.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4.9% 줄어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하락 폭은 7월(-25.9%), 8월(-11.0%)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 역시 7월 -1.49%포인트에서 8월 -0.57%포인트, 9월 -0.25%포인트로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하락 폭 둔화로 공업제품 상승 폭이 확대했다"며 "이달 오른 0.3%포인트는 국제유가 오름세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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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에도 국제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자 휘발유 값이 8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판매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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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급등과 급락이 이어지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와 영국 ICE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93.68달러를 돌파했으나 전날 기준 84.22달러까지 하락했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가격이 내려갔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연말까지 감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교통 공공요금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19.1% 상승했다. 에너지 및 교통 요금이 지속해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역시 전년동월 대비 3.7%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농산물(7.2%)은 지난해 10월(7.3%)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일조량과 강수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과(54.8%), 토마토(30.0%), 복숭아(40.4%) 등 품목이 크게 상승했다. 정부는 올여름 폭염과 폭우 등 여파로 생육 초기 기상 여건 악화로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8월 3.9%에서 지난달 4.4%로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에서도 식품지수상승률이 4.6%로 식품이외지수상승률(4.2%)보다 높았다. 신선식품 지수는 같은 기간 6.4% 올랐고, 신선과실은 24.4%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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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3.3%)는 8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활용 중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8%로 전달 대비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같은 기간 3.3%로 전달과 같다는 설명이다. 개인서비스 물가 역시 상승 폭이 축소(4.3→4.2%)하면서 서비스 물가 둔화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 연말 정부가 목표한 물가 상승률(3.3%)에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간한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그동안 누적된 비용 상승 요인의 파급 영향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더디게 하는 한편 중국의 방한 단체관광 재개, 팬데믹 이후 축적된 초과저축 등이 수요 측 압력으로 이어져 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을 지연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민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석유류에 대한 국제유가 대비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업계 협력 및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동절기 난방비 대책'을 이달 중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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