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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단독] 日수산물 '국적 세탁' 164건 적발…후쿠시마 사고 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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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수산물을 다른 국가에서 온 것처럼 속여 파는 등 이른바 ‘국적 세탁’을 한 사례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앙일보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달 25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수산물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국내 연근해 수산물의 30%가 유통되는 국내 최대 수산물 위판장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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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어기구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표시 위반 적발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적발된 일본산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위반 건수는 총 164건으로 약 2억 1000만원 규모였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최대 수치다. 올해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건수는 지난해 1년간 적발 건수(74건)보다도 2배 이상 늘었다.

원산지 표시 위반 수산물 가운데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했다. 지난해엔 원산지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기재하지 않은 수산물 가운데 9.8%만이 일본산이었는데, 올해는 적발 수산물 767건 가운데 164건(21.4%)이 일본산이었다. 어 의원실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지난 8월부터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일본산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위반 건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에 “건강과 안전에는 큰 위협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9월 7일, 한덕수 국무총리)며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8월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일본에서 수입되는 것은 식약처에서 모두 관리를 하고 있다”며 “해수부와 협업을 통해 이중으로 검사를 하고 있고, 방사능 수치가 조금만 나와도 유통이 안 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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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후 첫 주말인 지난 8월 2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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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부 도·소매인들이 수산물 국적 바꿔치기에 나서는 건, 그만큼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크게 일면서, 최근 전국 각지의 수산물시장에선 ‘일본산 수산물을 팔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원산지 미표시’ 영업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도 국적 세탁이 늘어난 이유로 거론된다. 올해 8월까지 일본산 수산물 적발 사례 가운데, ‘원산지 미표시’는 102건으로 ‘원산지 거짓 표시’(62건)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서 ‘원산지 둔갑’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반면, ‘원산지 미표시’는 5만원~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부과한다. 어기구 의원은 “현행 규정대로라면 차라리 ‘원산지 미표시’를 택하여 적은 과태료를 내며 영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원산지 미표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실효성 있는 점검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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