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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스프] 영화만 보여주던 시대는 끝났다…미래의 영화관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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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칼럼] (글 : 홍수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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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송편을 씹던 나는, 한 가지 질문을 곱씹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관 나들이를 해야 하나? 결국 흐지부지됐지만, 돌아오는 명절마다 같은 고민을 되풀이하곤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웃기다. 아니, 이상하다. 어째서 명절이 되면 자연스레 머릿속에 영화관이 떠오르는가. 친척이 모이는 큰집도 아닌데. 아마도 명절날 내가 떠올리는 영화관은, 평소에 무수히 드나드는 영화관과 좀 다른 장소일 것이다. 평소 보고 싶은 작품을 보러 갈 때, 영화관은 영화라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특별한 날에 향하는 영화관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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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일종의 '이벤트 공간' 혹은 '놀이 공간'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과 몇 시간 동안 특별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 스크린 속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와 일상에 이색적인 기억을 심기 위해 그곳을 찾는다. 그러니 '영화관'의 의미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한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 미래의 영화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힌트가 숨겨져 있다고 느낀다.

처음 등장했을 때, 영화관은 '영화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 물론 그곳은 꿈과 낭만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관객이 영화관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그곳이 아니면 영화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영화를 제공하는 독점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이 우리로 하여금 영화관을 찾게 했다.

OTT의 등장이 영화관에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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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OTT가 등장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플랫폼들. 콘텐츠를 제공하는 또 다른 공간. 물론 여전히 '개봉 영화'를 볼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은 영화관이다, 하지만 개봉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와 OTT를 찾는 시점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OTT는 심지어 직접 영화를 제작해 제공하며 '개봉 영화'의 외연을 부수고 확장하고 있다. 영화관이 누리던 독점성은 조금씩 허물어져 간다.

OTT가 등장하자,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같은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은 왜 이리 불편한가. 이것은 좁은 공간에 두 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하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그곳에 찾아가야 하고, (내가 원하는 시간이 아니라) 영화관이 지정한 시간에 보아야 하고, 영화를 중간에 일시정지할 수도 없으며, 옆자리 관객에 따라 그날의 관람 컨디션이 달라진다.

이런 현상에 대해 'OTT가 관객을 게으르게 만든다'고 보는 시각도 많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OTT의 등장은 여태 우리가 자각하지 못했던 영화관의 불편함을 가시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마치 코로나 팬데믹 때 등장한 온라인 미팅이 오프라인 미팅의 불편함을 자각하게 한 것처럼. 한번 학습을 거친 관객이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이제 영화관은 플랫폼으로서의 단점을 인정해야만 하는 시기를 맞았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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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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