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아 간담회 열어
"총무원·교육원·포교원 3원 체계 개편"
"열암곡 마애불 바로세우기, 2025년께 완료"
정치권 혼란엔 "양비론 번질 수도" 말 아껴
진우스님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사찰을 통해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도심에 명상 센터를 만들 것”이라며 “불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가까이에서 명상을 접할 수 있도록 ‘K명상 본부’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열등감이나 불안감, 불평등에 의한 적대감 등 사회적 병폐도 나타나고 있어 명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우스님은 “불교가 이를 순화시키고 안심시키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K명상의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내년 상반기에는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진우스님은 1994년 총무원장 선거제도 도입 이후 무투표로 당선된 첫 총무원장이다. 지난해 9월 28일부터 4년 임기의 업무를 시작했다. 진우스님은 “지난 1년을 바쁘게 보냈지만 부족함이 많았다”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열성을 가지고 1년을 보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30년간 이어진 집행부의 조직개편도 예고했다. 진우스님은 “내년이면 종단개혁 30주년을 맞는다”며 “시대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그에 대응하는 조직체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총무원·교육원·포교원의 집행부 3원 체계를 조직개편을 통해 새 시대의 틀에 맞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 시기는 내년 3월께가 될 전망이다. 진우스님은 “올해 안에 가안을 만들어 내년 3월 중앙종회 때 종헌종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는 상태로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에 대해서는 “마애불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하기로 했으니 일단은 세우는 게 목표”라며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문화재 위원들이 세우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 제2안으로 지하에 통로를 만들어 관람객이 아래에서 쳐다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넘어져 있던 부처님이 바로 세워지면 국민과 우리나라에 좋은 기운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화재청의 기술적 지원을 받아 2025년께 마애불 세우는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 대립과 혼란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종교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진우스님은 “이곳을 찾아오는 정치인도 많이 있다”며 “보도가 잘 안되지만 꾸짖는 경우가 많고, 서로 화합시키려는 시도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첨예한 진영 논리 속에서 공개적으로 일갈하면 양비론으로 번질 확률이 높고, 각자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서 또 다른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고 부연했다.
임기 중 해묵은 논란거리였던 ‘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고 지원예산을 확정하는 성과도 있었다. 문화재청은 올해 5월부터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국가지정문화재를 소유한 사찰 등에서 문화재관람료를 할인하거나 없애면 정부로부터 관람료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421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보다 증액된 554억원을 편성했다. 진우스님은 “그간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사찰 문화재를 보존해왔는데 국가에서 문화재 보존 차원에서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며 “각 사찰에서 정산을 하는데 있어 큰 마찰이나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