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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열반 30년, 그의 깨달음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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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해인사를 찾은 법정 스님(오른쪽 두번째)과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성철 스님(왼쪽 두번째).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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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선어(禪語)를 던지며 단박에 깨달으라고 일갈했던 퇴옹당(退翁堂) 성철 스님(1912~93)의 열반 30주기를 맞아 뜻깊은 추념 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1972년 출가해 22년간 성철 스님을 모시며 스승의 일상과 법문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제자 원택 스님(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이 주축이 돼 마련하는 추모 행사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을 역임한 성철 스님이 생전에 불교의 단박 깨침을 담은 선서(禪書) 중에서 37권을 추렸다. 그게 『선림고경총서(37권)』다. 백련불교문화재단과 도서출판 장격각은 무려 10년에 걸쳐 번역과 편집, 제작과 배포를 했다. 여기에 총 20여 억원이 들어간 결과물이다. 성철 스님은 『선림고경총서』가 완간되는 걸 보고 나서 한 달 만에 입적했다.

원택 스님은 25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큰스님(성철 스님) 열반 30주기(11월 3일)에 맞춰 『선림고경총서』를 성철넷(www.songchol.com)을 통해 전권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성철사상연구원 서재영 원장은 “부처님 말씀에 법(法)을 보는 자 여래를 본다는 말이 있다”며 “성철 스님의 법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성철 스님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모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10월 1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성철 스님의 불교 인식과 현대적 적용’이라는 주제로 원로 교수와 중진 학자 등 6명이 논문을 발표한다.

성철 스님의 호를 딴 ‘퇴옹 학술상 시상식’도 열린다. 올해 수상자는 교리 부문에서 ‘마하빠자빠띠의 출가와 비구니 교단의 성립’이란 논문을 발표한 도민 스님(동학사 승가대학 교수사)과 응용 부문에서 ‘현재 심사정 필 보납도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한 신광희(중앙승가대 불교학연구원) 연구교수가 선정됐다. 승려가 낡은 가사를 깁는 것을 ‘보납(補納)’이라 부른다. 그걸 주제로 삼은 그림이 ‘보납도(補納圖)’다.

이 밖에도 성철 스님에 얽힌 이야기를 모아 추모 다큐멘터리를 방송할 예정이다. 또 불교계의 원로 스님들이 성철 스님에 대해 말하는 자료를 모아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한다.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권기현 회장은 “열반 30주기 당일인 11월 3일 오전 10시에는 성철 스님이 대중을 상대로 백일법문을 했던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추모 다례를 올린다”고 말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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