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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종찬 광복회장, 건국절·홍범도 논란에 “장관 후보자들, 헌법도 몰라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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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서 ‘이념 논쟁’ 직격

“홍 장군 배척은 카자흐 동포 배척”

이승만기념관 찬성 “사실 표현만”

경향신문

“너무 역사에 무지하고, 장관 되려는 사람이 헌법도 모르고. 국방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군의 원조가 어디냐’니까 일본놈의 잔재들이 모여 만든 조선경비대라고 하고. 큰일 났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과 친하게 지내겠다고 하는 것은 지금 일본이지 제국(주의) 일본이 아니에요. 근데 이 사람들은 제국 일본과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사진)은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건국절 논란 등을 언급하면서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우당 선생은 육군사관학교 경내에 흉상이 설치된 독립운동가 5인 중 한 명이다.

이 회장은 육사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역사를 알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이 육사 내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설치 작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해체되는 날 의병이 시작됐고 의병은 독립군이 되고 독립군은 광복군이 돼 국군의 역사로 이어지면 얼마나 우리가 명예스럽겠나”라고 말했다. 홍 장군은 대한독립군 사령관이었다.

이 회장은 육사가 흉상 이전에 대해 입장을 계속 바꿨다고 주장했다. 최근 5인의 흉상을 이전하겠다는 육사 측의 연락을 받고 화를 냈더니 그다음에는 우당 선생의 흉상만 두고 4인의 흉상을 이전시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재차 ‘누구 욕먹이려는 것이냐’고 반발하자 육사가 홍 장군 흉상만 옮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1920년 10월24일자 뉴욕트리뷴 기사를 인용해 홍 장군이 공산당과 손을 잡은 것도 항일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특파원이 쓴 이 기사에는 “한국인이 볼셰비키와 연합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볼셰비키의 신조를 받아들였기 때문은 아니다. 그들은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나 나라를 자유롭게 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에 따라 행동한다”고 적혀 있다.

이 회장은 “홍 장군을 공산당이라고 뒤집어씌우면 안 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홍 장군의 이력을 지금 북한의 공산주의와 혼동해선 안 된다”면서 “만약 홍 장군을 공산주의자라고 배척한다면 (스탈린에 의해 강제이주한) 카자흐스탄 50만 동포를 다 배척해야 한다. 그런 어리석은 짓을 왜 우리가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육사 석좌교수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광복회장,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작심비판

이 회장은 고위공직자 후보자들도 직격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1948년 8월15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를 겨냥한 듯 “요즘 (후보자들이) 헌법도 모르고 청문회에 나온다. 헌법에 대한민국은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다고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게 “이전 정부에서 1948년 건국에 대해 사과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확실히 하신 점에 유의하면서 청문회에서 입장을 정리해주시기를 당부한다”는 서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유 후보자가 문체부 장관으로 있던 2008년 문체부는 홍보 책자 ‘건국 60년 위대한 국민-새로운 꿈’을 발간했다. 광복회가 임시정부 법통을 무시했다며 반발하자 유 후보자는 광복회를 찾아가 유감을 표명하고 책자를 고쳤다.

이 회장은 이승만대통령기념관 설립을 “찬성한다”면서도 “단, 이승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달라는 것이다. 자꾸 건국 대통령으로, 다른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요즘 뉴라이트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임의단체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일본의 신민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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