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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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달 주요 7개국(G7)의 유가상한제 제재를 우회해 해상으로 수출한 원유 비중이 전체 해상 수출량의 약 4분의 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입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방의 대러 제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달 서방 보험 없이 해상으로 수출한 원유는 6706만배럴이다. 이는 지난달 러시아가 해상으로 수출한 전체 원유 9098만배럴의 74%에 해당한다. 러시아가 해상으로 수출한 원유 중 서방 보험 없이 수출한 원유의 비중은 지난 5월 53.4%, 6월 60.2%, 7월 74%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FT는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하는 데 능숙해지면서 더 많은 원유를 국제 시장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7, 유럽연합(EU),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에 유가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는 러시아 원유가 상한선(배럴당 60달러)을 넘는 가격으로 거래될 경우 해상보험 등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G7이 전 세계 해상보험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 러시아가 원유 판매 가격을 낮추도록 강제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으로 불리는 유조선을 동원해 서방 해상보험 없이 높은 가격에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그림자 선단은 서방 보험사나 정유사와 거래하지 않는 선박들을 가리킨다. 대부분 가격이 낮은 중고 유조선들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는 600척의 그림자 선단을 운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KSE는 유가상한제를 피해간 러시아 원유의 비중이 늘어난 데다 7월 이후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올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수입이 이전보다 최소 150억달러(약 20조55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고 러시아 우랄유는 7월 이후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KSE 이코노미스트 벤 힐겐스톡은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유가상한제를 유의미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었을 때 더 강한 제재를 하지 않은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아랑곳 없이 에너지 무기화를 지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1일 경유 수출을 중단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경유 수출국 중 하나다. 경유 수출 중단 조치로 인해 러시아의 수입이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겠지만 가격 상승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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