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약 70%가 60달러 이상에 판매"
G7 주도 러 원유 가격상한제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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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해상 운반한 러시아산 원유의 4분의 3을 서방의 보험 서비스 이용 없이 운송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 거래량 중 60달러 이상에 팔린 원유 비중이 70%를 넘었다는 뜻이다. 서방은 러시아산 원유 판매가를 배럴당 60달러 미만으로 제한하면서, 이 가격을 넘어서는 원유에는 보험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원유 가격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다. 60달러 이상에 판매된 원유 거래량은 올 봄과 비교해도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외신은 "이는 러시아가 (유가) 상한선을 회피하는 데 더욱 능숙해졌음을 의미한다"며 "국제시장 거래가에 더욱 가까운 가격으로 석유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KSE)은 올해 러시아의 석유 판매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최소 150억 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7월 이후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데다, 러시아도 더 이상 자국산 원유를 시장 가격 대비 훨씬 낮은 값에 팔지 않은 결과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최근 국제유가는 공급 부족 우려로 배럴당 90달러대까지 급등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19일 장중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고, 현재 92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이후로 30% 가까이 뛰었다. 러시아도 시장에 자국산 원유를 높은 가격에 내놓고 있다. 러시아 우랄산 원유의 7월 평균 판매 가격은 서방이 원유 가격상한제에서 제시한 배럴당 60달러를 웃돌았다. 여기에 러시아는 경유, 휘발유 수출 통제에 나서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로써 서방의 원유상한제 도입 취지도 퇴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석유 판매 수입을 제한해 재정에 타격을 주고 전쟁 자금줄을 죄려는 의도였지만,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제재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벤 힐켄스톡 KSE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석유 운송 방식 변화를 감안하면 앞으로 의미 있는 원유 가격상한제 시행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며 "우리가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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