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인근 해협, 남중국해 등서 각국 군비경쟁 촉발
“중국 해양경비대, 준 해군에 필적할 정도로 무장”
지난 4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 근처를 지나고 있는 중국 해양경비대와 필리핀 해양경비대[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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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중국 해안경비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해 필리핀 어선의 어업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마닐라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24일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일부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한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다”고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타리엘라 대변인은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세운 장벽이 필리핀 어부들의 어업과 생계 활동을 박탈하고 있다”며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해양 권리를 옹호하며 해양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관련 정부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 해안경비대와 해양수산부가 22일 스카버러 암초 근처에서 정기 순찰을 돌다가 길이가 300m로 추정되는 부유 장벽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 선박이 조업을 시작했을 때 중국이 필리핀 측에 국제법과 중국 법률을 위반했다며 돌아가라고 15차례 무전 경고를 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은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응답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2년에도 스카버러 암초를 점령하고 필리핀 어선들에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도록 강요했다.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한 후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다시 필리핀 어선이 암초 근처에서 어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취임한 후 다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필리핀, 대만이 영토분쟁중인 스카버러 암초를 비롯해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의 배타적경제수역과 겹친다.
중국은 ‘해양대국’이 되려는 야망으로 지난 10년여간 해양경비대를 재편해왔다. 중국의 해양경비대는 밀수업자 단속이나 수색 및 구조 업무를 하는 단순한 ‘경비대’가 아니다. 군사화되고 국제 분쟁에도 나설 수 있는 ‘준 해군’에 필적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해양경비대는 다른 나라의 해안경비대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는 최소 1000t 이상의 대형 해안경비대 순찰선을 약 150척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 순찰선을 70척, 필리핀이 25척, 대만이 23척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선박 중 상당수는 이전 해군 초계함으로서 장기간 작전이 가능하며 헬리콥터 패드, 물대포 및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동일한 구경의 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의 다른 나라들도 중국에 맞서서 점점 더 해양경비대를 중무장하며 군비경쟁이 촉발되고 있다. 베트남은 2025년까지 일본에 대형 해안경비대 선박을 6척 주문한 상태다.
이처럼 중국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해안경비대를 적극적으로 운용하면서 국제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존 브래드포드 전 미 해군 사령관이자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 해양 안보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은 “경비대 함정에 미사일을 싣는다면 선체에 도색된 색깔만 빼고 해군 함정과 다를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군비경쟁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10년 전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라며 “중국의 위협에 맞서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이 주권을 주장하기 위해 해안경비대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NYT에 밝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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