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매입 후 복원·보수…440억원 투입
옛 대전부청사의 현재 모습 |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대전의 핵심 행정·산업·문화공간이었으나 최근 철거 위기에까지 놓였던 옛 대전부청사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대전시는 옛 대전부청사를 매입한 뒤 2026년 상반기까지 복원·보수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약 440억원이 투입된다.
옛 대전부청사는 대전이 1935년 읍에서 부로 승격한 뒤 1937년 건립한 청사다. 1959년 대전시청(1949년 대전부에서 대전시로 변경)이 대흥동으로 이전할 때까지 1층은 부(시)청, 2층은 상공회의소, 3층은 공회당 등으로 사용됐다.
대전시가 지난해 추진한 '옛 대전부청사 보존 및 활용방안' 연구용역에서는 지역의 정체성과 특색을 내재하고 있으며,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대표 건축물로서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옛 대전부청사의 1950년대 모습 |
특히 옛 대전부청사는 근대 모더니즘 양식을 반영한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당시 기술적으로 적용하기 힘들었던 비내력벽 기법과 수직창, 벽면 타일 마감, 높은 층고의 옛 공회당(3층) 등의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향후 국가문화유산 등록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시는 이런 장소적·역사적·건물적 가치를 그대로 살려 원도심 내 부족한 문화예술공간을 확충하고, 일부는 대전역사관 등으로 조성해 대전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시는 제2문학관으로 재탄생할 옛 테미도서관, 매입을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협의 중인 옛 한전보급소와 함께 근대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또 하나의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기수 문화관광국장은 "옛 충남도청사에 건립될 국립현대미술관부터 옛 대전부청사를 거쳐 목척교, 소제동 관사촌, 이종수미술관, 옛 동양척식 주식회사, 테미오래 관사촌, 제2문학관까지 대전의 새로운 역사문화예술 관광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옛 대전부청사는 1966년 민간이 매입한 뒤 여러 차례 소유주가 바뀌며 보존과 개발 사이 갈림길에 서 있었다.
2020년 공매로 이 건물을 사들인 주거용 건물 개발·업체는 이듬해 주상복합 건물을 짓겠다는 개발계획을 자치구 등에 제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시에 통보하기까지 했다.
대전시가 2021년 8월부터 옛 대전부청사 매입을 검토 중이라며 개발계획 심의를 보류했는데, 이후 수십차례 협의만 하고 매입 절차가 진척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시 내부에서도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나온 부청사가 그대로 철거되면, 대흥동 뾰족집(1929년 지어진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주거 건축물)이 2010년 아파트 재개발 공사로 철거됐을 때 받았던 것 이상의 시정 비판은 누가 책임질 거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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