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저는 전화 면접 조사를 열심히 보는데, 거기선 전국도 그렇고 수도권 전 지역에서도 여당보다 우리 민주당이 다 뒤진다.” (8월 24일 MBC 라디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동응답 방식(ARS) 조사를,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화면접 조사 기법을 사용한 여론조사를 더 열심히 본다고 했다. 최근 자신이 속한 정당에 쓴소리를 자주 하는 두 의원이 각각 다른 조사 기법을 사용한 여론조사에 눈길을 보내는 이유는, 조사 기법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명확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김영옥 기자 |
실제로 전화면접 방식을 채택한 한국갤럽과 NBS 전국지표조사, ARS를 채택한 리얼미터와 알앤서치의 8월부터 최근까지 정당지지도 추이 변화를 살펴보면 이런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전화면접에선 국민의힘, ARS에선 민주당 지지도가 앞서는 결과가 많았다. 전화면접은 조사원이 질문하고 이에 응답자가 답을 하는 반면, ARS는 조사원 대신 컴퓨터 자동응답 장치(Automatic Response System)를 사용한다. 응답률은 ARS가 전화면접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전화면접 방식인 한국갤럽 조사(8월 1주~9월 2주 조사, 8월 3주 조사는 미발표)에서 국민의힘은 34%로 동률을 기록한 9월 1주차 조사를 제외하곤 비록 오차범위 내이지만 민주당에 소폭 앞섰다. 전화면접 방식의 NBS(격주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국민의힘이 우위였다. 특히 8월 1주차, 3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각각 32%, 34%로 두 조사 연속 23%를 기록한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ARS 기법을 사용한 리얼미터 조사에선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넉넉하게 앞섰다. 최근 발표한 9월 2주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46%, 국민의힘은 35.3%로 10.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최근 이뤄진 4번의 조사 모두 민주당의 오차범위 밖 우위였다. 같은 방식의 알앤서치 조사에서도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정당지지도에서 10%가량 이기는 흐름이 계속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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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민주당’이 가른 여론조사 차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탄압 중단'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북송금 의혹' 관련 6차 검찰 소환조사에 출석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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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샤이 이재명’, ‘샤이 민주당’과 같은 숨은 야권 지지층의 참여 여부가 엇갈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정치적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야권 지지층이 사람과의 전화 면접에서는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못하는 이른바 ‘침묵의 나선이론’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1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면접 조사의 경우 사람이 묻고 답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민감한 주제나 불편한 주제에 대해선 응답을 좀 꺼리거나 안 하려고 한다. 보통 그걸 샤이 팩터(Shy Factor)라고 한다”며 “이 때문에 ARS 조사에선 민주당이 높게 나오고, 전화면접 조사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엇비슷하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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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총선이라면?”
김영옥 기자 |
내년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질문엔 민주당에 다소 우호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 9월 1주차 조사에서 “내일이 총선이라면 어느 정당을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을 택한 응답자는 36%, 민주당은 40%였다. 같은 날 발표된 갤럽의 정당지지도는 양 당이 각각 34%로 동률이었다.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연합뉴스 의뢰)의 9월 2~3일 조사에서도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28.1%였지만 “내일이 총선이라면 어느 정당 후보를 택할 것인가”란 질문엔 국민의힘은 30.5%, 민주당은 29.9%를 기록했다.
김기정·전민구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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