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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검찰과 법무부

임기 반환점 돈 이원석 검찰총장… '민생침해범죄 대응·검찰 정상화'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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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사법연수원 27기)이 16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9월16일 제45대 검찰총장에 취임할 당시 그는 "국민의 생명·신체·안전·재산 등 기본권을 보호하고, 이를 통해 우리 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바로 검찰의 존재이유이며 검찰이라는 업의 본질"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검찰권을 국민을 위해, 바른 방법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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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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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총장은 ▲보이스피싱·전세사기·펀드사기 등 민생 침해범죄 ▲디지털 성범죄를 비롯한 성폭력, 스토킹, 가정폭력과 같은 아동·장애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범죄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금융·증권범죄 ▲국가의 재정을 좀먹고 예산을 낭비하는 구조적 비리 등에 대한 수사에 검찰의 수사역량을 집중해줄 것을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총장은 "지난 1년간 형사사법절차의 현실과 검찰의 역할을 도외시한 채 시행된 법령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령과 제도를 재정비했으며, 여러 해 동안 움츠러들고 주저앉아 있던 구성원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명예와 긍지를 불어넣으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검찰'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25개 검찰청을 현장방문하고, 일선 구성원들과 매일 메신저, 전화, 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격의없이 소통하며, 학계·법조계·유관기관 등을 직접 방문하고 교류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그가 강한 리더십을 통해 검찰을 지휘한 지난 1년간 성과는 실적과 통계로 확인된다.

대검찰청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이 검찰에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현실적인 문제는, '아이들이 마약을 접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방금 한 송금이 보이스피싱은 아니었는지?',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을 수 있는지?', '디지털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은 아닌지?', '음주운전 사고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투자한 주식이나 가상자산이 문제되는 것은 아닌지?'와 같은 민생범죄라는 사실을 주지하고, 마약·보이스피싱·전세사기·스토킹 등 민생침해범죄, 아동·장애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범죄, 금융범죄와 재정범죄 등에 총력을 다해 대응했다"고 지난 1년을 정리했다.

이어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대비 검찰이 직접수사에 나서 입건한 비율은 90%, 죄질이 불량해 직접 구속한 비율은 84%, 위증·무고죄로 입건한 비율은 각 49%와 167% 증가한 반면, 1심 무죄비율은 0.91%에서 0.84%로, 2심 무죄비율은 1.47%에서 1.35%로 각각 감소하는 등 주요 지표들이 확연히 개선됐다"고 밝혔다.
마약·보이스피싱·스토킹·전세사기·음주 등 민생침해사범 엄정 대응… "국민의 생명·안전·재산 수호가 검찰의 제1 책무"
먼저 검찰은 청소년 마약사범의 급증, 마약 밀수량 증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확산 등 마약범죄가 임계점을 넘은 상황에서 지난 1년간 마약범죄에 총력 대응했다.

올해 2월 관세청, 식약처, 지자체와 함께 전국 4대 권역에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구성했고, 4월에는 경찰청·관세청·국방부·해경·국정원과 함께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출범하는 등 마약범죄에 범정부 역량을 쏟았다.

특히 정권 교체 직전 민주당이 밀어붙인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 시행으로 심화됐던 마약범죄에 대한 수사 공백이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에 대한 검찰 직접 수사가 가능해지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검찰은 2022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925명의 마약사범을 적발했는데 이는 전년도 동기 대비 60%가 증가한 수치다.

날로 범죄 수법이 진화하며 2021년 한 해 피해액만 7744억원에 이를 정도로 심각해진 보이스피싱범죄에 대한 대응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7월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금감원, 방통위 등 정부 역량을 총동원한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됐다. 합수단 출범 이후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5438억원으로 직전년(2021년) 대비 30%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피해금액(2050억원) 역시 지난해 상반기(3068억원) 대비 33%나 감소했다.

인천 대학내 성폭력사건, 제2의 n번방사건, 신당역 살인사건 등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검찰은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세우고 전담부서를 중심으로 엄정하게 대처해왔다.

국내 최대 규모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 여성아동범죄조사2부가 설치됐고, 각 검찰청에 디지털성범죄 전담검사가 지정됐다. 또 교제폭력 처리기준을 강화했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불법영상물 차단·삭제 지원과 스토킹사범에 대한 신속한 잠정조치 제도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DNA분석을 토대로 장기미제 성폭력범죄에 대한 수사를 강화했고, '검·경 협의체'를 중심으로 스토킹범죄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총장은 지난해 9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와 서울동부 해바라기센터를, 올해 4월 서울동부 해바라기센터를 직접 방문해 기관 간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수많은 서민들을 울렸던 전세사기 범죄에는 유관기관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에 나섰다.

검찰은 '세모녀 전세사기' 수사를 계기로 대규모·조직적 전세사기 범행을 확인하고, 유관기관과 신속히 협력체계를 구축해 엄정하게 대응했다.

올해 초 검찰, 경찰, 국토부가 함께 참여한 '전세사기 대응 협의회'를 개최해 수사·기소·공소유지 등 형사절차의 전 과정에서 긴밀한 수사협력 체계를 마련했고, 범정부 특별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전국 검찰청에 71명의 전담검사를 지정해 기소·공판까지 담당하는 '책임수사'가 실시되도록 했고, 7대 권역 '검·경 지역 핫라인(hot-line)'을 통해 수사 효율성을 높인 결과, 전세사기 수사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또 검찰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양형의 최우선 사유로 고려해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한편, 대규모·조직적 전세사기 범행에 대해서는 '범죄집단구성' 혐의를 적용했다.

음주운전 적발 건수의 꾸준한 증가와 스쿨존 음주운전 사망사고 등 중대 음주운전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6월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이 수립돼 음주운전 사망사고, 상습 음주운전 등 중대 음주운전사범의 경우 범행도구인 차량을 몰수하고 원칙적으로 구속수사 하는 등 방안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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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7월26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열린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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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 및 헌법수호… 주식·코인 시세조종·불공정 담합·재정범죄 엄정 대응
지난 1년간 검찰은 주가조작, 미공개정보 이용, 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 불공정행위와 가상자산 관련 시세조종, 불법 환치기, 코인 다단계 등 신종범죄에 대해 유관기관과 협력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검찰은 범죄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5월 기존의 합수단을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로 개편했고, 7월에는 서울남부지검에 검찰·FIU·금감원·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국세청·관세청과 함께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을 출범시켰다.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를 중심으로 에디슨EV 주가조작세력을 적발하는 등 지난 1년 동안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사범 373명을 기소하고, 48명을 구속했으며 약 1조6387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추징보전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과 고통을 초래하고, 시장경제의 근간이 되는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답함행위나 국가 예산을 좀먹고 국고를 낭비하는 재정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에도 나섰다.

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생활물가를 교란시키고 시장질서를 침해하는 기업들의 각종 담합행위를 집중수사해 공정거래사범 265명을 기소하고, 3명을 구속했다.

국민들의 의식주와 관련된 ▲교복업체의 입찰담 ▲아이스크림·닭고기 가격담합 ▲아파트 빌트인가구·화재보험·철근 입찰담합을 통해 불법수익을 취득한 '물가인상 카르텔'을 엄단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9월에는 조세·관세포탈, 재산국외도피 등 세입범죄부터 보조금·지원금 부정수급 등 세출범죄에 이르기까지 재정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검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가 참여한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이 출범했다.

합수단 출범 이후 패스트트랙(Fast-Track)으로 신속하게 수사하고, 범죄수익 환수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이뤄지는 체제를 구축해, 태양광 금융지원 대출금 편취사건,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보조금 편취사건 등 국가재정비리 사범 45명을 기소했다. 이 중 8명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해 1월부터 실시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각별히 노력했다.

유해물질로 집단 직업성 질병자가 발생한 사건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최초 기소한 이후 채석장 근로자 3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기업 대표를 기소하는 등 현재까지 경영책임자 26명(법인 포함 52명)을 기소했다.

특히 종전에는 하청 근로자의 사망에 대해 원청업체 대표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웠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검찰은 원청업체 대표이사도 수사해 기소했다.

문재인 정부 때 발생한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 사건 은폐를 시도한 관련자들을 기소함으로써 인간으로서 누구나 가지는 불가침의 권리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과거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피해를 입은 수형인 등의 명예회복과 권리구제를 위해 직권재심 청구대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검찰의 처분을 변경하는 조치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

검찰은 제주4·3사건 군법회의 재판을 받은 수형인 외에 일반재판을 받은 수형인까지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했고, 지난해 6월 이후 군법회의 수형인 총 991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 961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5월 이후 5·18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과거 군검찰에서 혐의 인정을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된 90명에 대해 검찰에서 정당행위임을 인정해 '죄안됨'으로 처분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 5월 이후 장기간 불법구금되는 피해를 입고 출소 후에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납북귀환어부 78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해, 64명에 대한 재심이 개시됐고, 30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수사·공판 역량 강화… 검사 수사개시 규정 개정으로 일부 수사 공백 메꿔
이전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이어 검수완박법까지 도입되며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가 현저히 축소됐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업무량이 늘어난 경찰은 밀려오는 고소·고발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기조차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결국 범죄 수사에 걸리는 시간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늘어났고, 마약범죄, 조폭범죄 수사에는 큰 공백이 생겼다. 이 같은 국가적 차원의 범죄대응 역량 약화, 수사기관 간 불필요한 사건 이송에 따른 절차 지연 및 이로 인한 인권침해 등 피해는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개정 검찰청법의 위임에 따라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시행함으로써 이 같은 수사 공백을 메꿔나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는 검찰 인지사건 피의자가 4242명으로 전년 동기(2226명) 대비 90% 증가했고, 검찰 직구속 피의자 수도 415명에서 767명으로 84% 증가했다

검찰은 사경에 대한 보완수사요구를 줄이고, 검찰 직접수사를 늘리면서 종국처분 비율을 높여 신속한 결정이 이뤄지도록 힘을 쏟았다.지난해 상반기 대비 사경에 대한 보완수사요구 비율은 1.7%p 감소했고, 검찰의 종국처분 비율 1.6%p 증가했다.

검찰의 수사개시 범죄로 포섭된 위증과 무고범죄 인지율은 각각 49%와 167% 증가하는 등 사법질서 저해범죄에 대한 성과도 눈에 띄었고, 전년 동기 대비 5배가 넘는 4737억원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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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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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뉴스타파·통계조작…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 수사 주목
지난 4일 단행된 인사에서는 이 총장의 동기인 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들이 모두 고검장 승진에서 제외됐고, 일선 지검장에 보임되지도 않았다. 임기를 1년 남긴 이 총장에게 힘을 실어준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이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참모진은 모두 교체됐다. 비정상화된 검찰을 다시 정상화시키면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대검 참모진을 교체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일하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취임식에서 이 총장은 한비자에 나오는 '법불아귀 승불요곡(法不阿貴 繩不撓曲,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이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법집행에는 예외도, 혜택도, 성역도 있을 수 없으며, 검찰권은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행사돼야만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장 그의 앞에는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병 처리 문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보도와 관련된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지난 정부 국토부 등의 통계조작 의혹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들이 여러 건 놓여있다.

취임 1년을 맞은 이 총장은 "국민이 공감하는 정의와 상식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토대와 가치를 허무는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에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없이 대응함으로써 형사법 집행기관으로서 검찰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성실하고, 업무에 꼼꼼한 스타일로 알려진 이 총장이 보여줄 다음 1년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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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30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서 열린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 출범식'을 마친 뒤 지검 앞마당을 찾아 근무 중 순직한 검찰 관계자들을 위한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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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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