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이틀째 불편 계속…주말 일정 곳곳서 차질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지하철 출근길 '녹초'도
철도노조 파업 관련 열차 운행 조정 안내 |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이틀째이자 금요일인 15일 열차 감축 운행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여행을 가거나 타지에 떨어져 사는 가족을 보러 가려다 열차표를 구하지 못해 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하는 사례도 곳곳에서 보였다. 열차 운행 취소로 고속버스 표를 급히 찾는 시민들도 있었다.
오전 9시께 서울역 대합실 승차권 변경·반환 창구에는 열차표를 구하려는 시민 40여명이 늘어섰다. 역에 도착해서야 표를 예매한 열차가 취소됐다는 소식에 일부 시민은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승객은 "며느리가 대신 예매해준 표인데 갑자기 취소되면 어떡하나. 아무리 파업이라도 기차는 운행해야 할 것 아니냐"며 짜증을 냈다.
부대 복귀를 위해 오전 9시23분 출발 동대구행 KTX 열차를 타려던 오모(20) 일병은 열차 운행 취소를 뒤늦게 알게 됐다며 당황해했다.
그는 "입석이 하나 남았으니 지금 빨리 예약하라"는 직원의 안내로 10시6분 열차표를 사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앉아서 편히 가려고 했는데 2시간 동안 서서 갈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며 웃었다.
오전 서울역 승차권 발매 현황을 알리는 전광판에는 '매진' 또는 '입석' 문구만 떠 있었다. 역사 내에는 "파업으로 매표 창구가 혼잡하니 자동 발매기를 이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수시로 흘러나왔다.
철도 파업 이틀 째, 붐비는 1호선 |
전날에 이어 출근이나 등교 중에 불편을 겪은 시민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신모(27)씨는 "파업 때문에 15분 일찍 나왔는데도 1호선 회기역에서 사람이 꽉 차 지하철을 그냥 보내야 했다"며 "가뜩이나 세 번이나 환승하는 하는 탓에 진이 빠지는데 열차에 사람도 많아서 출근하면서부터 녹초가 됐다"고 불평했다.
오전 9시께 코레일 앱에 표시된 오송발 서울행 열차표 매진 현황 |
주중에는 외지에 따로 살며 직장 생활을 하다가 주말에 가족을 만나러 가는 공무원과 회사원도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세종에서 근무하며 주말에 서울로 오가는 직장인 심모(30)씨는 "평소처럼 서울행 열차를 예매하려고 아침 9시에 코레일 앱을 열었다가 표가 전부 매진돼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오후에 교육을 듣고 귀경하려던 일정을 바꾸고 오후 3시 입석표를 겨우 예매했다"고 말했다.
세종에서 직장을 다니는 곽모(28)씨는 "보통 일요일 저녁에 서울에서 세종으로 내려가는데 철도파업으로 기차표 구하기가 어려워 월요일 점심 프로젝트 미팅을 취소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수서행 KTX도 운행하라" |
오전 9시30분께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은 취소된 열차 대신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국 여행 중이라는 한 중국인은 "원래 KTX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려고 했는데 열차가 취소돼 일정을 바꾸고 경기 여주에서 쇼핑을 할 계획"이라며 "숙소 예약을 해두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터미널 대합실에 앉아 있던 박상희(25)씨는 전날 밤 경주행 KTX 열차가 취소된 사실을 알고 급히 고속버스를 예매했다고 했다.
터미널 무인발권기에서 버스표를 뽑던 김모(51)씨는 "어제 철도파업으로 지하철이 늦게 와 약속에 늦을 뻔했다"며 "오늘은 출장 때문에 천안에 가야하는데 어제 상황을 보니 KTX보단 버스가 낫겠다 싶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철도노조는 전날부터 오는 18일 오전 9시까지 한시적 총파업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열차 운행률은 평소의 79.6%다.
철도 파업 이틀째 |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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