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중재 배제' 대통령 고문 발언, 정부 입장 아닌 사견"
지난 6일 바티칸에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과 우크라이나 정교회 셰우추크 대주교 |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정교회 수장인 스뱌토슬라우 셰우추크 대주교는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교황에게 모든 문을 닫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셰우추크 대주교는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정교회 연례 시노드(대의원회의)를 마친 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셰우츠크 대주교의 발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위대한 러시아' 발언과 관련한 진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교황은 지난달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모인 러시아 청년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화상 연설을 하면서 "여러분의 유산을 잊지 말라. 여러분은 위대한 러시아의 후예"라고 말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러시아 제국의 초대 황제였던 표트르 대제와 마지막 여제 예카테리나 2세를 언급해 우크라이나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지난 8일에는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의 입에서 교황의 평화 중재자 역할을 부정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친러시아적"이라고 규정하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바티칸의 중재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우츠크 대주교는 최근 주교황청·주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대사들과 대화를 나눈 결과 포돌랴크 고문의 발언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입장이 아닌 사견이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을 때 교황이 "나는 당신들과 함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이 말은 내게는 위로가 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이해시킬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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