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원장, 연례연설서 '반보조금 조사' 깜짝 발표…수입 빗장 강화할듯
연례 정책연설하는 EU 집행위원장 |
(스트라스부르=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3일(현지시간) 값싼 중국산 전기차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징벌적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평가와 함께, 중국 당국이 이에 상응하는 보복 조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례 정책연설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고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현재로선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주는 국가 보조금을 '불공정 관행'이라고 규정한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일종의 반덤핑 관세 혹은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형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U는 약 10년 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유사 조사를 진행해 반덤핑 및 반보조금 규제 등 수입제한 조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엔 EU내 태양광 제조사 관련 협회 요청으로 이뤄졌으나, 이번엔 EU 집행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착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북미산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집중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중국산 전기차까지 부상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에서 유럽산이 뒤처질 수 있다는 EU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EU 역내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작년 기준 8%였으나, 가격이 20%가량 저렴해 2025년께 점유율이 1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EU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예상을 깬 이날 발표를 두고 '프랑스의 승리'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르노, 시트로엥, 푸조 등의 본고장인 프랑스는 유럽 업계 보호 조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같은 맥락에서 원거리에서 수입되는 국가일수록 보조금 지급이 불리하게 하는 이른바 '프랑스판 IRA' 입법도 추진 중이다.
다만 중국이 EU의 수입 빗장 강화에 맞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커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독일에서 특히 우려가 나온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 제조사들의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7% 정도로 알려졌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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