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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마귀들은 맛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 오랜 친구는 배신하지만, 가족은 배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갈까마귀들에게도 단기 목표를 위해 버려도 되는 관계와 장기간 유지해야 할 관계 등 사회관계를 선택적으로 만들어가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영국 엑서터대학 마이클 킹스·조시 아본 박사팀은 12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갈까마귀의 사회관계 행동 실험 결과 갈까마귀는 맛있는 먹이 등 좋은 보상을 얻는 데 도움이 되면 오랜 친구를 버리고 새 친구를 사귀지만, 가족과 끈끈한 유대감은 어떤 경우에든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야생 갈까마귀를 대상으로 어떤 개체와 함께 방문하느냐에 따라 이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먹이인 애벌레(거저리) 제공 여부가 결정되는 모이통을 만들어 갈까마귀들이 맛있는 먹이를 얻기 위해 오랜 친구나 가족 등을 배신하는지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야생 갈까마귀 수백 마리를 A 또는 B 그룹으로 무작위로 배정하고 이들의 발목 고리에 소속 그룹 정보가 담긴 무선 응답기(transponder)를 부착했습니다.
이어 이들이 같은 그룹(AA 또는 BB)에 속한 개체끼리 함께 방문할 때만 모이통이 무선 응답기 신호를 감지해 맛있는 거저리를 제공하도록 프로그램한 뒤 행동을 관찰했습니다.
연구를 총괄한 알렉스 손턴 교수는 "관찰 결과 갈까마귀들은 최고의 보상을 얻기 위해 자기 그룹 멤버들과 어울리는 법을 빠르게 배우고 다른 그룹으로 분류된 오래된 '친구'를 버리는 등 사회관계 형성에서 매우 전략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갈까마귀들은 그러나 자기 새끼나 형제자매, 짝짓기 파트너 등 친밀한 관계인 개체에 대해서는 맛있는 먹이를 먹을 수 있든 없든 변함없이 함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갈까마귀는 평생 같은 쌍이 짝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야생 갈까마귀들이 혈연 같은 소중한 관계를 장기간 유지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사회적 관계를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는 동물들이 사회적 관계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킹스 박사는 "이 결과는 갈까마귀 세계에서도 사회관계 상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기억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회관계 관련 지능의 진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본 박사는 "단기적 이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과 장기적으로 가치가 있는 파트너에게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궁극적으로 인간을 포함한 동물 사회의 구조를 형성한다"며 "이 연구 결과는 개인의 결정으로부터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Josh Arbon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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