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2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단식투쟁 농성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통화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제게 주어진 책임을 지는 것이니 최선을 다하겠다"며 권 여사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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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12일 오후 검찰에 재출석하기로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12일 오후 검찰에 한 번 더 출석한다"며 "검찰의 부당한 추가 소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이 대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추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12일 이 대표에 대한 나머지 피의자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수원지검의 이 대표 조사가 마무리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가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과 병합해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올해 2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수사한 이 대표 관련 '성남FC 제3자 뇌물' 혐의 사건을 병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기소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표가 12일째 단식을 이어가면서 건강이 악화하고 있어 검찰 조사에 제대로 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점점 체력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 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또 기력이 쇠한 듯 일정을 소화하거나 방문한 손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면 누워 있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이제 단식을 그만할 때가 됐다는 만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천막을 찾아 단식 투쟁 중단을 권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김영주 국회 부의장, 설훈·안민석·김상희·김태년·노웅래·안규백·우상호·윤호중·이인영·정성호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은 천막을 찾아 이 대표에게 단식 투쟁 중단을 권고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권의 관심은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사 그 자체에 있는 것 같고 권력이 추구해야 할 제일 핵심적인 과제, 민생이나 경제, 평화, 안전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이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야당이 하는 일이 너무 제한적일 거 같다. 뭐 말을 해도 속된 말로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6년 만 10일 동안 이어 가던 단식 투쟁을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권고를 수용해 중단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방탄용 단식'이라며 구속영장을 지연시키려는 꼼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조서에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 부리며 서명 날인도 안 하는 등 비협조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조서에 날인하지 않으면 증거로 인정 안 되는 점을 악용해 구속영장을 지연시키려는 꼼수"라며 "건강을 핑계로 조사를 일찍 마무리했다는데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일부러 시간을 지연시켰고 일방적으로 추가 소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단식하고 있는 이 대표를 구급차까지 대기시키며 조사하는 게 부담스럽기에 시간을 끌거나 추가 소환이 필요한 방식으로 할 리 없다"며 "조사 때 괴롭힘을 당했다는 트집을 잡아 수사 진행을 방해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죄의 유무는 여론이 아닌 정보와 법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는 걸 명심하고 단식 투쟁을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 이윤식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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